15개 시민사회, 자율주행자동차법 기본권 침해 반발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에서 시민들의 얼굴과 이동경로 등 영상정보 원본 활용을 허용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와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참여연대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는 13일 공동성명을 내고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해 “민감정보 원본 활용을 가능하게 한 위헌적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얼굴·행동·이동경로 원본 활용 허용”
개정안은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기업이 도로 주행 과정에서 주변 환경을 촬영·수집한 영상정보를 연구·개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민사회는 특히 해당 영상에 포함된 불특정 다수 시민의 얼굴, 행동, 이동경로 등이 가명처리나 익명처리 없이 원본 형태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았다.
단체들은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은 자신의 얼굴이나 위치 정보가 수집되는 사실조차 알 수 없고 처리 정지나 삭제 요구 등 개인정보 주체로서의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의 기본 원칙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얼굴과 걸음걸이 같은 생체적 특징, 이동 경로와 위치 정보는 개인 식별 가능성이 높은 민감정보로 악용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법안이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국회를 통과했다고도 지적했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이라는 목표 자체는 필요하지만 국민 다수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처리한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특정 기술 개발과 기업 이익을 위해 국민 기본권을 보호장치 없이 내놓은 것과 다르지 않다”며 국회의 입법 과정 전반을 비판했다.
“현행 안전장치로는 보호 부족”
개정안에는 목적 외 이용 금지, 안전성 확보 조치, 일정 기간 후 파기 의무와 위반 시 벌칙 규정 등이 포함돼 있지만 시민사회는 이를 충분한 보호장치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확인됐듯 과태료와 사후 처벌 중심의 규제만으로는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원본 데이터 활용에 상응하는 강력한 사전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이 개인정보보호법 절차를 우회해 대규모 데이터를 사실상 무상으로 수집·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들은 향후 유사한 입법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생체정보와 위치정보 등 민감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술 발전이 국민의 권리 위에 설 수는 없다”며 “자율주행 산업 육성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자율주행 기술 실증과 연구 환경은 확대될 전망이지만 개인정보 보호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 역시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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