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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논쟁을 벗어나 대안을 함께 모색하자

by 이영일

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소년 백신접종 논쟁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저는 청소년 백신접종 논란을 야기한 책임은 분명 정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과 청소년들의 반대는 수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청소년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이 반대의 배경에는 백신 안전에 대한 ‘불안’도 있겠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소년 백신접종을 찬성하는 제가 보아도 정부의 태도는 무턱대고 백신이 최고라는 말만 해 왔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한 고3 청소년도 “백신 접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방역패스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우려하고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강제는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상 강제라고 느끼게끔 하는 정부의 방역 행정이 이같은 불신과 강한 반대를 야기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미 성인 확진자보다 청소년 확진자가 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고 중학생 이하 확진율이 90% 백신 맞은 고등학교 3학년 수보다 훨씬 높은 상황인데, 이런 판국에 청소년 백신접종을 자율적으로 알아서 판단해 ‘백신을 맞을 청소년은 맞고, 아닌 청소년은 말고’라고 하자는 것이 옳은 것인지 저는 선뜻 동의되지 않습니다.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백신 패스 여론조사에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53.5%였고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36.4%가 나온 것을 보아도, 그래도 이 판국에 ‘백신을 맞는 것이 안 맞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청소년 백신 접종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는 가는데 학원은 못 가게 한다거나 접종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조치를 하는지 아무 설명이 없거나 하는 행정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 정서에 맞는 조치를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청와대 국민청원 고3 청소년도 "청소년이 백신을 맞는 것은 방역을 위해 어느 정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 역시 인정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제 학원이나 독서실등에 대한 백신 패스에 대해 연기를 검토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는 분위기입니다. 진작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잘 수렴하거나 진작부터 청소년 접종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해 왔다면 이런 난리통을 만들지는 않았을텐데 답답하긴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백신 접종율이 높아짐에 따라 그만큼 청소년 안전이 더 확보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믿습니다.


정부는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청소년 백신접종을 우려하는 청소년 자신과 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하지 ‘정부를 믿고 따라오라’는 태도를 견지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청소년이 실험용 쥐냐’라던가 ‘청소년이 마루타냐’, ‘내 자식 안전은 부모가 알아서 한다’라던가 식의 감정적 의견을 쏟아내는 것도 정부와 국민이 함께 냉정한 방향을 설정하는데 아무도 도움도 주지 못할뿐 아니라 자칫 청소년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적절한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소모적 논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이 소모적인 논쟁은 종식하고 어떻게 하면 청소년을 코로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성숙한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인지에 대한 열띤 논의로 대체되길 진심으로 고대합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cYAn1A?fbclid=IwAR3FYYTmVu8UGDNvSnFosR6utipEd7f47j9Mxery5x28jrK90hFDKMHCf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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