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지원받은 아동들, 조리사 꿈 키우고 대학 합격 소식 전하며 ‘희망
“받기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내가 받은 고마움을 꼭 돌려주고 싶었어요.”
올해 87세의 김영자 어르신이 전한 짧은 말 속에는 긴 세월의 기억과 따뜻한 다짐이 담겨 있었다. 오랫동안 도움을 받던 한 노인의 작은 결심은 결국 두 아이의 꿈을 키우는 큰 희망으로 이어졌다.
월드비전 산하 송파종합사회복지관은 최근 복지관으로부터 식사 서비스를 지원받아오던 김영자(87) 어르신이 지역 아동들을 위해 200만 원의 후원금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도움을 받던 수혜자가 후원자로 나선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다.
1939년생인 김영자 어르신에게 복지관은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하루하루가 버겁게 느껴지던 때마다 복지관에서 전해주던 따뜻한 밥 한 끼와 직원들의 안부 인사는 삶을 다시 버틸 수 있게 해 준 힘이었다.
“밥도 밥이지만, 누군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느낌이 참 고마웠어요.”
그 고마움은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어르신은 언젠가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실천은 아주 소박했다. 시장을 보고 남은 동전, 생활비에서 조금씩 아낀 돈, 천 원과 이천 원을 모은 쌈짓돈이었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지만 어르신의 마음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최근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자 어르신은 결심했다. “내 몸이 더 나빠지기 전에 꼭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그렇게 모은 돈을 2025년 5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복지관에 전달했다. 총 200만 원이었다.
어르신의 진심은 곧 두 아이의 미래로 이어졌다.
요리에 재능이 있는 민준이(가명)는 장학금으로 요리학원 등록비를 지원받아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소년의 작은 꿈에 처음으로 현실적인 길이 열린 순간이었다.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아라(가명)에게도 장학금은 큰 힘이 됐다. 입시 준비 비용을 지원받은 아라는 최근 자신이 원하던 대학 미디어영상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어르신이 모은 동전들이 한 학생의 새로운 인생 문을 연 셈이다.
박은영 관장은 “도움을 받으시던 어르신이 이제는 아이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신 이번 사례는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보여주는 이야기”라며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을 이어받아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자 어르신의 나눔은 거창하지 않았다. 다만 오랜 세월 마음속에 간직해 온 ‘고맙다’는 한마디가 천 원짜리 동전이 되어 모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 작은 동전들은 이제 두 아이의 꿈을 밝히는 빛이 되고 있다.
세상에는 거대한 기부도 있지만 때로는 한 사람의 진심 어린 마음이 더 오래, 더 깊게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87세 김영자 어르신이 보여준 나눔이 바로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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