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어상용도시 비판 확산, 정부 우려 표명

전국 110개 시민사회단체 반대 표명 나서

by 이영일

부산시가 지난 8월 29일 영어 교육 혁신을 골자로 한 ‘영어상용도시’ 추진을 발표하자 전국 한글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가 ‘영어상용도시’를 추진하겠다는 이유는 외국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비한다는 것.


하지만 한글학회·세종대왕기념사업회·한글문화연대 등 전국 76개 국어단체와 부산권 3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부산영어상용도시정책반대국민연합’은 “이 정책은 영어권 식민지였던 나라나 북유럽처럼 적은 인구에 여러 언어를 사용해야 해 불가피하게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정책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사진1.jpg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한 언론의 기고를 통해 “시민들에게 영어 습득의 필요를 매우 강렬하게 느끼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조선총독부가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를 상용하게 만들기 위해 조선말을 쓰다 걸리면 벌금을 물린 것처럼 그정도의 강제성을 띠어야 일본어 상용보다도 더 어려운 영어 상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된다”며 이 영어 상용도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한국NGO신문과의 통화에서 “일제가 일본말 상용정책을 강제한 것처럼 부산시가 영어 상용정책을 추진한다면 예산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사교육 부담을 키울 것이고 결국 부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훼손해 시민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권일남 교수도 한국NGO신문과의 통화에서 “영어 상용이라는 의미는 부산시민이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내에서의 영어 교육의 방향이 자의건 타의건 수정될 수밖에 없다.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서 초중고 12년동안 영어를 배워도 어려운 판국에 청소년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영어 학습에 매몰되는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또 “가뜩이나 청소년들 사이에서 언어파괴적 용어가 난무하고 있는데 청소년기에 마치 영어 상용을 하는것이 우리글보다 높은 우월감을 갖게 할 우려가 있고 집단간 인식의 차이를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2.jpg

하지만 부산시는 충분한 여론 수렴도 없이 부산시청내에 이미 추진 전담 부서까지 신설했다. 부산시교육청에도 전담부서를 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아닌 정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부산시의 정책 시행 과정에 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지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


정부가 ‘법 취지 훼손 우려’로 말하고 있는 것은 국어기본법을 뜻한다. 현재 국어기본법에는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 등을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부산시가 추진한다는 '공문서 영어 병기'가 국어기본법 위반인지가 관건이다.

시민들도 ‘영어 쓴다고 도시 수준이 높아지나?’며 부산시의 일방적 정책 밀어 붙이기를 비판하는 모양새다. 부산영어상용도시정책반대국민연합은 이 정책이 철회될때까지 부산시를 비판하는 전국 단위 시민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20220902_084105.jpg


http://www.ngonews.kr/135475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글 사랑한 외국인 독립운동가 추모식에 한문 조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