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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에 시민들 불안·분노

시민들, 네티즌 “무서워서 어디 걸어다니겠냐”며 불안감 표출

by 이영일

5일 오전 9시 45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난간 보행로가 무너져 4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20대 남성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상자 2명은 교각 위로 다리를 건너다 무너지는 다리와 함께 추락했다. 정자교 보행로가 붕괴하는데에 걸린 시간은 불과 3∼4초 가량이었다.


정자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6차로의 교량으로, 총 연장 108m 규모다. 도로 양측으로는 보행로가 있어 도보로 건너는 것이 가능한데, 현재 무너져 내린 구간의 보행로는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상태다.


교량 너머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데, 전철이나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를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 이 교량을 이용한다.


정자교는 분당구가 지난해 8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3개월간 관내 교량 18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점검에서 A~E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으로 '양호' 판정을 받았다.


주민들은 이런 교량이 한순간에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전날부터 내린 비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믿기지 않는 사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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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분당 정자동 교각 보행로 붕괴 사고. [연합뉴스]


인근 주민 김모(42) 씨는 "다리 아래로는 탄천 산책로이고 전철역과도 붙어 있어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거니와 365일 내내 이용 차량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며 "이런 다리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최모(38) 씨는 "분당 신도시엔 정자교보다 훨씬 더 오래되고 위험해 보이는 다리도 많은데 앞으로 불안해서 어떻게 건너다니겠느냐"며 "도시 전반적으로 안전 점검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 A씨는 이번 사고를 다룬 연합뉴스 기사 댓글을 통해 "남 일 같지 않다. 걷는 거 정말 좋아하는데 어디 무서워서 걸어 다니겠나"라고 했고, B씨는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 주요 도시 다리 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40대 여성 A씨의 동생 B씨는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처음에 사고 소식을 듣고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다"며 "출근길에 다리가 무너져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뉴스를 보기 전까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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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4초 사이에 다리가 무너져 보행자가 사망하자 시민들과 네티즌 모두 “무서워서 어디 걸어다니겠냐”며 불안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정재남 도경 강력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38명 규모의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수사 전담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성남시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12시 20분경 현장을 찾은 성남시 이진찬 부시장이 사고 현장을 찾아 "시를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으로서 상당히 죄송스럽고 시민분들께 여러 가지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은 "신상진 시장 이하 전 공무원이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다치신 분도 다 나으실 때까지 철저하게 보살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교각들에 대한 안전진단도 약속했다.

http://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4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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