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단톡방 부글부글 "저들은 친일파 매국노"
12일 김형석 독립기념관 관장이 기자회견을 자처해 자신은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제강점기 국내외에서 직접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흥사단도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후 흥사단은 서울 동숭동 흥사단 회관 앞에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독립기념관 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3년 창립한 민족운동단체로 당시 직접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흥사단 내부 단톡방에는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한 항의 글이 넘쳐났다. 서울 지역 한 흥사단 단우는 "저들을 뉴라이트라고 하면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 저들은 친일파 매국노라고 불러야 한다. 스스로 매국노임을 숨기기 위해 이상한 이름을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흥사단 단우는 "참담하다. 염천 더위보다 더 무서운 반민족적 행위 앞에 분노가 끓어오른다. 반헌법적 반민족적 뉴라이트 인사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며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길이 새기는 일은 우리 주인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해흥사단, 현지 8·15 광복절 기념식 불참 선언
흥사단의 중국 상하이지부(이하 상해흥사단)도 뉴라이트 성향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상해한국상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 상하이총영사관 협조로 열릴 예정인 8·15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상해흥사단은 11일 오전 임시정부기념관을 찾아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쳤다. 향후 광복절에 맞춰 흥사단이 인솔해 상하이를 방문하는 한국 독립유공자 후손과 대학생 등을 맞아 임시정부 유적지를 탐방하는 일정을 진행한다.
48개의 역사 관련 학회와 단체도 13일 성명을 내고 김 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항일혁명가기념단체연합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야 6당은 김 관장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지금까지 독립기념관 관장을 두고 이같은 논란이 인 것은 처음이다. 사상 초유의 광복절 행사 쪼개기가 될 거라는 우려 앞에 스스로 뉴라이트 인사가 아니라고 밝힌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버티기가 언제까지 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