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해 달라"...대통령은?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9일 기자회견

by 이영일
1.jpg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1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모여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 이영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1957년경부터 미군 주둔지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한 일명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의 성병 치료를 목적으로 설치한 시설이다. 말은 치료지만 사실상 수용을 한 것으로, 체계적 성병 관리를 한다는 목적 하에 국가가 운영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남은 곳이다.


동두천시가 소요산 개발을 한다며 지난해 9월 이 건물을 철거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들과 전국 65개 단체가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만들고 철거를 반대해 왔다. 단순한 건물 보존과 철거 저지가 목적이 아니라 야만과 비인간, 비인권의 증거물이자 역사적 기념물을 남겨둬야 한다는 이유다.


동두천시가 계속 철거를 강행하려 하자, 이들은 지난해 10월 박형덕 동두천시장과 동두천시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대통령님 약속을 지켜주세요"


대책위는 19일 11시 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모였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켜 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청이었다.


2.jpg ▲대책위는 “옛 성병관리소를 국가의 재정 지원과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옛 성병관리소 건물을 지켜 달라”로 호소했다. ⓒ 이영일


대책위 소속 동두천 시민들은 "이재명 대통령님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미군위안부 등 기지촌 피해여성들의 아픔과 치유 문제에 각별하게 관심을 가져준 유일한 후보였다. 2020년 5월에는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도 통과됐었다"며 당시 경기도지사로서 옛 성병관리소를 리모델링해서라도 역사 건물로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안김정애 대책위 공동대표는 "대통령께서는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 1일 경청 투어의 첫날 경기도 연천군을 방문하셨을 때 유세 중 대책위 활동가들의 말을 즉석에서 듣고 성병관리소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약속하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미군 주둔으로 인한 희생을 감당해 온 동두천시의 역사적 가치와 인권 평화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옛 성병관리소를 국가의 재정 지원과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옛 성병관리소 건물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유엔 특별보고관 권고를 수용해 보존과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3.jpg ▲대책위와 시민들은 기자회견이 끝난후 대통령실 공공갈등조정행정관에게 진정서를 제출했다. ⓒ 이영일


이들은 또 "대책위는 지난해 9월 유엔인권이사회 소속 특별보고관에게 이곳의 철거가 피해자의 권리를 위반한다는 긴급 진정을 제출했었는데 11월 15일, 유엔인권이사회와 특별보고관 3인이 대한민국 정부에 '혐의서한'(letters of allegation)을 보내 성 및 젠더 기반 폭력을 포함한 중대한 인권 침해를 기억하는 장소의 역사적 보존 의무가 있다고 권고했다"며 국민주권정부에서 유엔 특별보고관 권고를 수용해 달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현재 국회에는 국민 5만 3414명의 철거 반대 청원이 제출되어 있다. 동두천시는 철거 강행을 미루고 민관대화체를 구성해 대책위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동두천시는 철거를 전제로 대화를 하는 형국이고 대책위는 보존을 전제로 대화를 하고 있어 접점을 못 찾는 분위기다.


대책위와 시민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대통령실 공공갈등조정행정관에게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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