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킨 지침이나 유권해석 근거 제시하라"
최근 경기도 성남시가 'AI 활용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이라는 행사를 하겠다며 이 공모 주제 4대 중독에 '인터넷 게임‘을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게임정책학회와 한국e스포츠산업학회 등 13개 ‘게임·인터넷협 단체들이 이번엔 보건복지부에 20일 공개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3개 게임·인터넷협 단체 : 게임인재단,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정책학회, 한국컴퓨터게임학회, 한국e스포츠산업학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한국게임개발자협회, 게이미피케이션포럼, 현업온라인게임기획자모임, 게임e스포츠웹툰대학협의체, 게임인연대, K게임강국포럼)
이들이 보건복지부에 질의서를 보낸 이유는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중 하나라고 명시한 이유가 보건복지부 지침이 그러하기에 그대로 한 것뿐"이라는 설명 때문.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인터넷 게임을 중독의 하나로 명시...그 어느 법에도 게임을 중독이라 규정 안한 상태
성남시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도가 배부한 보건복지부의 2025년 '정신건강사업안내'에 알코올, 마약류, 도박, 인터넷 게임을 중독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반영해 공모주제를 선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했다는 일부의 해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성남시에 쏟아진 비판을 보건복지부로 그 화살을 돌린 상태다.
기자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본 결과 보건복지부가 인터넷 게임을 알코올과 마약, 도박과 함께 중독으로 명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이 우리나라 그 어떤 법률에도 질병이나 중독으로 인정된 바 없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하는 국제표준질병분류(ICD)상에도 우리나라는 해당되지 않는다는데에 있다. 보건복지부가 자의적으로 인터넷 게임을 중독이라고 설정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
이러자 13개 단체들은 "게임을 그 자체로 사회적 해악이나 질병과 동일시하는 프레임을 전제한 것으로 수많은 게임 관련 종사자, 연구자, 개발자, 이용자들의 자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항의하며 "이번 성남시 공모전에 보건복지부가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였는지 설명해 달라. 특히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킨 지침이나 유권해석이 있었다면 그 문서나 근거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보건복지부가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면 게임을 질병과 같은 맥락에 위치시키는 이러한 관점은 어떤 과학적, 정책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냐"고 따져 물었다.
13개 게임·인터넷협 단체 "6월 25일 오후 5시까지 공식 입장을 공개하고 성남시 해당 공모전 중단해 달라"
이들은 이 외에도 인터넷 게임이 ‘중독’과 연결된다는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반복하거나 강화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 방안과,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인터넷으로 변경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두 용어의 의미 차이에 대해 공모전 참가자와 시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그리고 게임 산업 종사자와 성남시민, 학부모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냐고 질문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오는 6월 25일 오후 5시까지 공식 입장을 서면 또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것과 그 전까지 성남시의 해당 공모전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13개 단체들은 "게임이 도박, 알코올, 약물과 나란히 열거되었을 때 사회적 낙인과 오해는 그 자체로 실질적인 피해를 낳게 된다.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게임을 일방적으로 병리화하거나 부정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일상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왜곡된 접근"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편 23일 YTN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인터넷 게임이 실제로 중독을 유발하는지 여부는 국제 학계에서도 논쟁 중이며 의학적·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게임을 중독물질로 취급하거나 4대 중독 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을 지양해 달라"고 보건복지부로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