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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기용 Feb 06. 2016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

광고의 모든것 발행 http://allaboutads.kr/

광고인들은 흔히 '좋은 광고주가 좋은 광고를 만든다'고 말하곤 합니다. 여기서 좋은 광고주라고 하면 단순히 광고 예산이 많은 광고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테고, 좋은 광고주에 대한 기준은 [REASON, 현대카드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를 참고하여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높은 퀄리티, 빠른 스피드, 저렴한 가격으로 뽑아 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없다이거야....좋은 광고주라하면 전반적인 부분에서 광고대행사가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광고주를 뜻합니다. 지난번 광고의모든것 홈페이지에 소개해드렸던 [광고주의 브리프 VS  광고주의 예산]처럼 단순히 넉넉한 예산을 준다고해서 좋은 광고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1.좋은 광고주란? 문제의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는 광고주

누구나 어릴적 시험기간에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같은 시간 공부를 하고도 성적이 좋은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와의 차이는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느냐'의 차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자신들의 브랜드에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대행사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좋은 광고주의 첫번째 조건입니다. 광고주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고, 그 문제의 의도(광고의 의도)에 대해 알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출제의도가 모호한 문제는 결코 좋은 문제가 아니며, 당연히 좋은 답을 얻는것도 불가능합니다.

 

 

올드보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최민식이 자신을 왜 10년동안 독방에 가두었냐고 유지태에게 묻자, 유지태는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답이 나올리가 없잖아" 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유지태가 최민식을 10년동안 가둔것이 아니라 , 왜 10년만에 풀어주었을까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광고주들이 브랜드가 처한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광고주 미팅시에 "요즘 유행하는 그 광고처럼 해주세요. 크리에이티브하게 해주세요. 기억에 잘남는 광고로 만들어주세요"등 막연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그들은 좋은 광고주가 아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광고주에게 구체적으로 당신들이 원하는 광고가 어떤것이냐고 물었을때 물음에 답할 수 없다면 출제자(광고주)로서 탈락이다.

 

왜 광고를 하려는가? 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것이 좋은 광고주의 첫번째 조건이며, 좋은 광고주는 당신들이 원하는 광고가 어떤것인가? 라고 물었을때 적어도 "우리 브랜드가 처한 상황은 이렇고, 전략적 목표는 이렇다. 그러니 당신들이 이와같은 상황들을 판단해 최고의 답을 찾아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 좋은 광고주란? 보고는 한번에 , 한자리에서, 일괄타결의 원칙

어느 광고주나 광고팀이 있기 마련이고, 어느 회사나 보통의 경우 광고회사의 제안이 최고 경영진까지 올라가는데에는 최소 서너단계를 거쳐야 한다. 광고담당자와 팀장, 그리고 임원,사장등 많은 단계를 거치다보면 광고회사의 댐굿아이디어의 의도를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는 전략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원칙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형상화된 이미지나 문구에 대해서 누구나 쉽게 의견을 덧붙일 수 있다.

 

- 이 장면은 좀 그렇네요

- 카피가 적절하지 않은것 같아요.

- 이 장면을 이렇게 바꾸면 좋겠어요.

 

이렇게 올라가면서 수정을 거듭하면 광고회사의 아이디어는 죽도밥도 아닌 결과물이 된다. 광고는 여러사람의 의견을 반영한 집단지성의 결과물이 아니다. 오히려 일관성이 무너지고 전략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광고주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인 광고를 하는 만큼 광고회사와의 미팅에 CEO는 반드시 참여하고 그 미팅에 대한 피드백을 CEO가 직접 주어야 한다.

3.좋은 광고주란?  파트너를 전문가로 인정하는 품격의 파트너십

월간아이엠 12월호 인터뷰중 이런말이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제품의 전문가이고, 대행사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임을 서로가 존중하고 이해할때 서로의 관계에 빛이 난다."  아직도 갑과 을의 계약이라는 인식이 한국 광고계에 남아있지만 서로간의 역할과 능력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문화가 생길 수록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

 

흔히 광고촬영장에는 광고주자리가 따로 마련되어있다. 보통 광고를 제작하는 프로덕션 자리 바로 뒤에 광고주의 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광고주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렇게 되면 어떠한 현상이 일어날까?

- 감독님 한번더 촬영하죠

- 이번에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광고주가 어설프게 컷 하나하나 그래픽 하나하나 참견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까? 전문가를 선별하는 것이 광고주의 안목이라면 그 다음은 전문가들이 잘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것, 이것이 광고주의 품격이다. 광고촬영장에서, 편집실에서 하나하나 광고주가 결과물에 대해서 참견한다면 광고주미팅자리에서 결정된 댐굿 아이디어에 대한 의도가 흐트러질뿐이다.

예전에 '오늘의 유머'에 '우리나라 광고계는 썩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글보다는 댓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오늘의 유머상에서는 삭제된 상태이며, 에버노트상에 옮겨진 상태이다. 댓글을 보면 더욱더 광고계의 현실이 피부로 와닿아 안타깝기도 하다.

 

좋은 광고주 조건으로 3가지를 제시했고, (물론 이 3가지에 넉넉한 예산과 넉넉한 제작기간등도 포함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글을 마지막으로 당신이 광고주라면 묻고싶다. "당신은 좋은 광고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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