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 비치 하우스의 'Myth'
Beach House의 의도는, 이들의 음악 스타일만큼이나 흐릿하고 명확하지 않다. 2004년 Baltimore에서 Victoria Legrand와 Alex Scally 2인 체제로 결성된 이 밴드는 오롯이 곡 그 자체가 보존되어 청취자에게 가닿기를 바란다. 정규 4집 앨범 <Bloom>(2012)을 작업했던 공동 프로듀서 Chris Coddy는 "많은 리버브 효과와 사운드 음향이 Beach House만의 것으로 간직하길 원한다"며 관련 인터뷰나 언론의 질문을 꺼렸다. (<sonicscoop>) 이는 고유한 밴드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장치이기도 하고,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만큼 곡을 내 몫이자 감정으로 해석하고 남겨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loom>은 전작인 <Teen Dream>과 크게 스타일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독특하고 미묘하다. 두 사람이 Texas의 Sonic Ranch 스튜디오에 있는 악기는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키보드와 오르간으로 사운드를 규격화한 것처럼. 추상적이고 감정과 언어에 무게중심을 잡는 것처럼. (Legrand은 'Bloom'이라는 단어 자체의 선정도 무게감이 있고 추상된 감정의 스펙트럼 상에 놓여 있기에 밴드명을 지은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다. - <waybackmachine>) 24 트랙 아날로그 테이프로 두 번씩 녹음한 앨범 속에서 Legrand의 콘트랄토와 꿈결 같은 인조음은 대비되는 듯하지만 몹시 잘 어울린다. 'On the sea', 청금석처럼 대체 불가능함을 피력하는 'Lazuli', 드론이 수반되어 무한한 사랑과 소원을 비는 'Wishes'에서 알 수 있듯, 멜랑꼴리하지만 형언할 수 없는 선율이 반복된다.
특별한 가사 없이 멜로디에 집중하는 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과 선택에 대한 합리화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Myth'라는 곡을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와 비껴서 설명해 본다면, 첫 번째 벌스에서 화자는 알 수 없는 여정길을 돌아보며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느끼며 코러스에서는 예상과는 다른 현실에 좀체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을 정의 내리고자 한다. "이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도와줘." 두 번째 벌스는 나름의 논리를 정립하고자 근거 없는 믿음(myth)을 내세운다. 중성적인 보컬로 청취자들을 이끄는 가운데 브릿지에서는 새로운 길을 선택한 화자가 헛된 망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혼자가 아님을 주지 시킨다. 별건 아니건 인간은 늘 결과를 정당화하기 마련이지만 이를 넘어 마지막 벌스에서는 합리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또 다른 시작을 촉구한다. "죽고 떠나는 걸 기다릴 수만은 없잖아, 믿음을 실현시키거나 이를 놓아주도록 해." 아이러니한 건 곡 자체를 어떻게 해석할 지조차도 나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당장 예를 든다면, 'Arrows falling from the sun'을 연못 속의 태양을 향해 쏜 사람이 태양을 향해 활을 쏜 사람들에게 건네는 우화로 연결 지었다. 그리고 이 앨범이 어떠한 인상을 전달하는지 모호해서,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