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Memento Mori)가 연상되는 싱어송라이터 중에 인디고 드 수자(Indigo De Souza)만 한 인물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매일 일어날 때마다 세상이 끝나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죽음에 매달리는 일은 스티브 잡스나 키케로,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고민만이 아니다. 염세적인 'Parking Lot'에서 드 수자는 노래한다. "하루가 끝나면 먼지로 변할 수 있을 거라고 느껴 / 숨을 쉴 수도 없고 고개를 계속 들 수도 없네." 벌스와 브레이크다운, 아웃트로의 분위기가 입체적으로 구성된 'Time Back'도 잿빛으로 처리된다. "최근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어." 죽음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가사가 어둡게 들린다.
그러나 [All of This Will End]는 오히려 죽음을 역설하는 쪽에 가깝다. MV 제작은 친구들과,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MJ 렌더맨과 오웬 스톤의 공백은 웬즈데이와 협업했던 애쉬빌 기반의 알렉스 페라르가 채워주고 있다. 전작 [I Love My Mom](2018)과 [Any Shape You Take](2021)의 모녀 아바타가 그치지 않는 걸로 보아도 그렇다. (시각 예술가인 어머니가 전적으로 앨범 아트워크를 작업한다) 이는 자신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관용의 정신으로 무장했다는 증거이다. 드 수자는 타이틀과 동명의 트랙 'All of This Will End'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직 사랑을 나누고 앞길을 헤쳐 나가며 최선을 다하는 중인 거야 / 가끔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지만 여전히 현실 안에 있으니 용서하고 살아가."
인디고 드 수자는 싱어송라이팅에 감정의 깊이감을 더한다. 'Younger & Dumber'는 내면의 영혼에게 보내는 하나의 물병 편지이다."가끔은 혼자 있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만 외롭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야 / 내 주변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그저 지쳤기 때문이야." 피아노와 나지막한 목소리로 순수하고 무지했던 과거의 자신을 감싸다가 중반부로 가서페달 스틸 기타와더불어 고조되며 감정선이 짙어진다. 강력한 사랑만이 안심할 수 있는 드 수자의 전부이자 온실이었지만 잔혹한 세상이라는 걸 깨달으며 성장한다. 동전을 뒤집기라도 하듯 절절함은 분노와 맞바꿔지기도 하는데, 'Always'는 유리된 부녀 관계에서 촉발된 고통을 소각시키고자 한다.
Credit: Angella Choe
음지를 오가며 리리시즘을 수립하는 동안 개러지 스타일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정간하면서 보완한다. 팬데믹에 비교적 자유로웠던 심야에 틀어놓는 'Smog'는 길티 플레저의 일환으로 적용된다(물론 집 밖을 나가지는 않는다). 신서사이저는훨씬 리듬감이 넘치고 집약적이다. 첫 번째 트랙의 프로덕션은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이를 지나 귀를 사로잡는 트랙이 있다. 휘파람과 키보드를 뭉친 인디 팝 'You Can Be Mean', 튕겨내는 리프의 슬랙커 록 장르 'Wasting Your Time' 모두투박하고 당돌하다. 앨범 후반부에는 몽환적인 아웃트로와 드럼 머신, 트럼펫을 활용하여 견고해진다.
[All of This Will End]는 자연과 배움의 방식을 서술하며 이모 코드의 플러그를 꽂는다. 레드우드 나무가 되어 사막의촉감을 느끼고 싶고, 여름날 풍덩 입수하고 싶다던가사는 인디고 드 수자가 따뜻하게바라보는 시선의 확장으로보일 수도 있겠다.설득력이그다지강하지는않지만희로애락은 음악에 광범위하게스며들며 가슴속의 봉인을 푸는 주문이 된다. 32분의 러닝 타임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음악 청취 경험을 선사한다.고통과 비관, 성숙과 수용. 소포모어 앨범에 비해 진보되지 않았을지언정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일과 음악으로해답을 풀어가는 데 게으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