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임창덕의 숲의 시선 Mar 17. 2021
최근 끝난 종합편성채널의 미스트롯 경연 프로그램에서 제주 출신 참여자가 극적으로 우승했다. 당초에는 탈락했으나 다른 합격자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우여곡절 끝에 경연에 참여하게 된다. 노래를 평가하는 마스터들의 점수를 포함해 2위에 놓였던 그녀는 대국민 투표에서 많은 지지를 받아 결국 진(眞)의 자리에 올랐다. 한 마디로 넝마에서 공주가 된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다. 이러한 반전에는 누구나 어려운 사람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코로나로 힘든 국민들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우승하는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우승에는 본인의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가 한몫했다. 인지과학자인 로저 생크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논리를 이해하는 데 이상적이지 않고, 선천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탈락에서 우승하는 과정과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했다는 이야기는 제주댁 효녀 가수라는 별명을 부여했고,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출연했다는 이야기는 입소문, 구전(口傳) 효과까지 일으키며 더욱 그녀를 부각시켰다. 요즘 사람들은 이야기를 소비한다. 이러한 것을 이야기란 뜻의 ‘Story’와 소비자라는 뜻의 ‘Consumer’의 합성어로 스토리슈머(Storysumer)라고 한다, 사람들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 제품에 마음을 주고 해당 제품을 구매한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시에 감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스트롯 우승자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한편 하버드대 심리학과 로버트 로젠탈 교수는 초등학교 20%를 무작위로 뽑아 교사에게는 지능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들 학생들은 8개월 후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높았는데,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일명 로젠탈 효과다. 또 다른 실험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 제인 엘리엇은 자기 반 아이들한테 유전적으로 파란 눈이 갈색 눈보다 지능이 높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파란 눈의 아이들이 수학이나 철자 쓰기 등의 점수가 높아졌다. 이후 제인 엘리엇은 본인이 잘못 알았으며, 사실 갈색 눈을 가진 사람들이 더 지능이 높다고 말하자 파란 눈의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졌다. 기대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번 미스트롯 1등인 진(眞)은 국악 대회 우승 등 신이 내린 목소리를 지녔다고 예전부터 인정받다. 그러나 이번 우승 기대자는 오히려 2등인 선(善)이 된 사람이었다. 노래를 평가하는 마스터들도 선(善)에게 점수를 더 주었다. 타인이나 자신의 성취에 대해 갖는 기대가 성취에 미치는 영향은 앞서 실험에서 알아봤다. 앞으로 성공하는 가수가 되기를 바라면서 또 다른 기대를 품게 된다. 바로 국민들의 기대가 그녀의 노래 실력을 어떻게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