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과 서울시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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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9. 2023
출처:pixabay서울시교육청은 2021년부터 일부 지자체 교육청과 함께 ‘농촌유학’ 제도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전남교육청, 전북교육청, 강원도교육청, 즉 3군데 교육청과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확대하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서울 소재 초등학생, 중학생 중 농촌유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해당 지역의 교육청으로 알려주고 확정된 경우 50만 원 상당의 정착금과 매월 30만 원씩, 최대 1년간 생활비를 지원해 왔다. 이와 별도로 해당 지방 교육청에서도 30만 원 상당의 생활비를, 해당 지자체에서도 별도로 생활비를 지원해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농촌유학의 근거가 된 서울시 조례인 ‘생태 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폐지돼 농촌유학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서울시의회 조례 폐지는 서울시교육청 예산 지원이 불투명해질 뿐 지방 교육청의 지원은 그대로 유지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농촌유학의 형태는 가족체류형, 홈스테이형, 유학센터형이 있다. 전남교육청, 전북교육청, 강원도교육청과 협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기에 농촌을 알리는 것이 농촌유학이라면, 성인이 되어 농촌에서 살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다.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농촌에서 살면서 경험하는 귀촌형, 농사를 경험할 수 있는 귀농형, 프로젝트 참여형이 있다. 이러한 제도가 농촌을 알리는 좋은 정책들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번 서울시의회 조례 폐지로 큰 타격을 아닐 수 있으나 도시가 농촌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서울시 입장에서 농촌유학에 소요되는 연간 9억의 예산은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볼 여지가 많음에도 해당 근거 조례를 폐지했다는 것은 편협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성인이 귀농 귀촌을 선택하고, 청소년들이 농촌을 유학 장소로 선택하는 것이 전적으로 예산 지원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이왕이면 농촌으로 가기로 결심한 입장에서는 필요한 비용을 지원 받는게 안정적인 농촌 정착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폐지된 ‘생태 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농촌유학의 근거였다는 것도 문제다. 생태교육과 농촌유학이 얼마나 관련이 될지도 의문이다. 해당 조례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재난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확대되고, 탄소 중립 및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기존의 환경교육조례가 담아내지 못하는 기후위기 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됐다는 내용에서 농촌유학이 그런 사업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서울시 조례에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위한 조례가 찾아보니 ‘도농상생 공공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외 없다는 것도 의아하다.
한편 어느 지자체는 외국인 유학생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재정하여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 연수생의 안정적인 국내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외국 유학생만 지원할 게 아니라 도시에 있는 자국민 유학생을 우대하는 조례도 각 지자체에서 도입해야 한다. 농촌에 대한 생각은 예산 규모가 결정하지는 않는다. 관심의 문제인 것이다. 앞에서는 지방 소멸을 걱정하고, 뒤에서는 농촌에 대한 지원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생각부터 버러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