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창덕의 숲의 시선 May 30. 2024

귀농귀촌 갈등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귀농귀촌 갈등 해결 방안 찾기 written by 임창덕

※ 해당 칼럼은 농민신문사 월간지 전원생활 6월호에 실린 저의 정기 칼럼입니다. 농민신문 전원생활에는 귀농 귀촌을 위한 다양한 정보가 실려있습니다. 보시기도 편안할 겁니다. 많은 구독을 바랍니다.

Q 귀농귀촌 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이 있을까?


귀농귀촌을 실행함에 있어 예상되는 갈등으로 농촌의 선입견이나 텃세를 꼽곤 한다. 사회가 유지되는 한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실제보다 과장된 경우가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귀농 가구는 ‘소득(35.1%)’, ‘농사(19.4%)’ 순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선택하는 형태인 귀촌과 관련해서는 갈등과 연관된 항목인 ‘지역 주민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은 2.5% 수준이었다. 텃세를 경미한 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해하는 성향인 ‘부정성 편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텃세 등 갈등은 공동체의 조화와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     


Q 대표적인 갈등인 텃세의 원인은?   

  

귀농귀촌은 그동안의 도시생활에 젖은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내려놓는 변곡점이자, 예정된 농촌 문화와의 충돌을 대비해야 하는 일이다. 특히 문화적 갈등은 텃세와 같은 형태로 표출되는데, 텃세는 크기와 형태만 다를 뿐 모든 동물 세계에 있는 본능적인 현상이다. 동물들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자원을 확보하고, 경쟁을 피하고자 일정한 지역을 확보하려고 한다. 다른 개체나 집단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되는 안전한 공간과 자원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텃세권 또는 세력권이라 부른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인용해 유명해진 ‘고슴도치 딜레마’는 인간의 애착 형성의 어려움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서로 온기를 나누고자 가까이 가면 가시에 찔려 아프고, 거리가 멀어지면 추위에 떨게 되는 고슴도치에 빗대어 인간관계 맺기 욕구와 자율성 욕구의 상호 충돌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인간관계에 있어 서로 친밀하기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심리 상태로, 인간관계

에서는 갈등의 소지가 늘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영국의 동물행동학 권위자인 데즈먼드 모리스는 저서 <털 없는 원숭이>에서 인간도 동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출간된 <축구 종족>에서는 적지(어웨이경기)보다 안방(홈경기)에서 싸울 때 선수들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훨씬 많아져, 더 많은 공격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인간은 남의 영역을 공격할 때보다 자기 영역이나 터전을 지킬 때 더 공격적인 의도와 동기를 보인다는 방증이다. 농촌은 원주민의 홈이고, 귀농귀촌인에게는 어웨이다. 까치가 우는 것은 반가운 손님이 와서가 아니라 세력권 안에 다른 개체가 들어왔기 때문인데, 인간 또한 다른 사람이 자기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더 공격적이 될 수밖에 없다.


Q 귀농귀촌과 관련된 텃세 사례는?     


일반적으로 텃세는 대부분 생활 방식이나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야기되는 경우가 있지만, 물리적 행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사례로는 기존에 사용하던 마을 길을 사유지라는 이유로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다. 농촌은 1970년대 새마을 사업으로 개인 소유의 땅을 다수를 위해 내놓고 만들어진 도로가 많은데, 개인 재산권 주장으로 도로가 폐쇄되기도 한다. 다른 사례로는 발전 기금 등 기금 납부 문제, 인근 사유지를 경유해 설치된 상하수도 관로의 이설을 요구하는 경우, 태양광 설치 관련 갈등 등 을 들 수 있다.


원주민이 귀농귀촌인을 향한 텃세도 있지만, 먼저 이주한 귀농귀촌인이 나중에 이주해오는 사람이나 원주민에게 부리는 역 텃세도 있다. 역 텃세 사례로는 귀농귀촌인이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동을 하거나, 마을 행사에 불참하고 원주민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또 최근에는 원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복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환경 개선과 주민 복지 증진 등을 위한 ‘마을 만들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인 공동 펜션 사업, 농산물 공동판매 사업 등을 통한 수익금 분배 문제로 원주민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Q 갈등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나?


한때 텃세를 막기 위해 ‘시골 텃세 방지법’을 발의한 적이 있다. 텃세 등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지자체와 지역 주민 간 문제 해결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강원 홍천군은 귀농귀촌인과 마을 주민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전담 해결팀’과 ‘갈등관리위원회’를 운영하며 갈등을 선제적으로 대응한 바 있다. 강원 평창군과 충남 당진시 순성면의 마을은 마을 규약으로 갈등을 해결한 바 있으며, 충북 단양군은 공무원·군인·전문가 등이 참여한 ‘국민디자인단’을 만들기도 했다. 전북 순창군은 갈등 해결을 위한 전담반을 만들어 사연 청취 및 화해 유도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기도 했다.


 Q 구체적인 갈등 해소 방안이 있을까?


첫째, 도시 문화와 농촌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분위기, 전후 맥락 등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고맥락 사회에 속한다.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안다는 사고가 지배적인 것이다.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서 오해를 줄여야 한다. 호프스테더의 문화 차원 이론을 보면 도시 문화는 익명성과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농촌 문화는 높은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 협동 의식이 강하다. 그리고 도시 문화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높은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공동체적 집단주의가 강한 농촌은 공동체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또 도시 문화는 불확실성 회피 지수가 높은 문화로 법·규정·절차에 따라 점진적으로 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농촌 문화와 같이 불확실성 회피 지수가 낮은 경우에는 체계적이지 않은 상황이나 환경도 비교적 잘 받아들인다. 되도록 법·규정·절차를 따르기보다는 관례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 귀농귀촌인이 법대로 하자고 했을 때는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을 공동 기금과 관련해서 귀농귀촌인 입장에서는 기금 납부의 법적 근거 부족과 주거 이전의 자유를 말하곤 한다. 하지만 마을의 운영위원회에서는 마을 공동 기금 사용에 대한 결산 보고를 하는 등 공정하게 운영되는 마을이 많다. 귀농귀촌인은 기금 조성을 무작정 반대할 것이 아니라, 용인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 일정 부분 기금을 납부하고 당당히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관리비를 주민들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셋째, 입장을 바꿔보는 역지사지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의 마을이 형성되고, 상하수도가 연결되고, 전기가 들어오기까지는 원주민들의 희생이 컸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놓고 자기의 밥상처럼 여기는 자세는 옳지 않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마을 길을 만들기 위해 배타적 사용 수익을 포기하고 기꺼이 개인 땅을 내놓은 원주민도 있다. 마을을 그들 삶의 터전이자 생활공간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또한 원주민들은 귀농귀촌인에게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주해오는 사람들이 없으면 마을 대소사 처리가 쉽지 않고, 농촌 소멸의 속도를 높일 뿐이다. 마을에 없는 재능이나 역할을 귀농귀촌인이 제공할 수도 있다. 귀농귀촌인 입장에서도 영농이나 텃밭을 하더라도 농기계 임대, 재배 기술 습득, 일손 지원 등 마을 주민과 협력하지 않으면 생활 자체가 불편해진다. 상호 공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 지자체에서 화합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민원 해소와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람에 의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듯이, 한 번 어긋난 관계는 쉽게 회복하기 어렵고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예전에는 마을 이장이 중심을 잡고 연결형 리더로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으나, 요즘은 마을 이장이 귀농귀촌인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 지자체별로 귀농귀촌인과 원주민 간 화합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더 활성화되고, 갈등 해소를 위한 정기 교육이나 심리상담을 강화해 사회적 효율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텃세 등 갈등 자체를 피하고 싶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 된다. 기존 농촌 마을이 아닌 도심으로 이주하는 방법이다. 도시에서 살던 환경과 닮아 있고, 농촌의 도심에 있는 아파트 형태 주택으로 이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귀농귀촌을 결정하기 전에 지자체에서 준비한 예비 귀농인을 위한 귀농인의 집, 체재형

가족실습농장,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등을 활용해 미리 살아보고 귀농귀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귀농귀촌인의 정착에는 마을에 흡수되려는 귀농귀촌인의 노력과 함께 마을의 귀농귀촌인 수용 분위기와 준비가 중요하다.      

https://link.inpock.co.kr/nhbank


교수 : 임창덕

강연문의 : 010-8949-4937

이메일 : limcd2002@naver.com


강사소개


상담학박사, 숲생태심리학자, 스토리 마이너, 국가기술자격(수목치료기술자, 조경기능사, 이용사), 숲해설가, 숲사랑지도원, 식물보호산업기사(2차 진행중), 직업상담사(2차 진행중), 도시농업관리사,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1급), 요양보호사(1급), 바리스타, 부동산공경매사, 청소년지도사, 심리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한국어교원, 긍정심리학전문강사, 재무설계사(AFPK), 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여신심사역, 신용관리사(국가공인), 경영지도사(마케팅), TOEIC 885점, 평생교육사, 창업지도사(삼일회계법인),매일경제, 동아일보 등 200여 편 기고, 저서(SNS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성공을 부르는 SNS 마케팅, 단 하나의 질문,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팬데믹 시대, 멈춰진 시간들의 의미, 치유산업(보이지 않는 가슴), 스피치 인문학 존재와 무 1,2 등


강의분야     

치유산업정책/SNS와 디지털 리터러시/심리상담의 이해/경영학개론/조직심리학/심리학개론/마케팅원론/소비자행동론/귀농귀촌의 이해/농업법률/실전 농지 & 농가 구입 실패 사례/ 로컬푸드와 생명으로 돌아가기/농촌관광/MZ세대 슬기로운 직장생활/은퇴 후 자아 통합감 찾기/퍼스널 브랜딩/브랜드 정체성과 조직시민행동/협동조합 이해와 정체성/사회적 경제의 이해/청소년 진로탐색/앱을 활용한 스마트 워킹/SNS 홍보 마케팅/바로 써먹는 심리학/노인심리상담의 이해/부동산 재테크(실천)/부동산 공경매/ 농업세무/재무설계/공무원 및 일반인 은퇴설계/써드 에이지 노후 준비/재미있는 나무 이야기/숲해설 기법/화가 고흐 인문학/식탁위의 인문학/음식과건강/숲해설 방법 등     


강사약력     


조선일보 Topclass 칼럼리스트, 농민신문 전원생활 귀농귀촌 칼럼리스트, 농협대 논술 출제위원, 농식품부 귀농귀촌전문강사, 농식품교육문화정보원 영농네비게이터, 의왕시 바르게살기협의회 부회장, 現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연구교수, 現 강원종합뉴스 논설위원,現 한국키르기스스탄 협력위원회 위원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