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23골로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공동 득점 왕에 오르며 골든 부츠를 받았다.
더 의미 있는 것은 패널티킥 없이 골을 넣어 득점 왕이 된 경우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1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필자는 습관의 힘이었다고 본다.
오른발잡이인 손흥민은 자연스러운 왼쪽 발 슈팅을 위해 왼발부터 신을 신고, 유니폼이나 바지를 입을 때도 왼쪽부터 입는 노력을 했다. 이번에 총 23골 중에 왼발에 의한 경우가 12번, 오른발은 11번이었다니, 습관의 힘은 실로 놀랍다.
스포츠 스타 뒤에는 부모들의 특별함이 있듯이 이번 손흥민의 경우는 아버지가 든든한 조력자였다. 부친인 손웅정 씨는 본인 스스로를 삼류 선수로 생각하고 아들만큼은 그 반대인 일류로 키우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손흥민이 16세가 되기 전까지 축구부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고, 7년 동안 기본기만 가르쳤다. 하루에 슈팅을 1,000여 개 하면서 왼발,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연습을 했다. 기본기가 탄탄하다 보니 골대 근처에서는 골을 어느 발로 찰 것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발이 습관적으로 움직이는 등 무의식적인 습관이 의식적인 수준, 즉 인지 수준까지 끌어올려진 것이다.
한편 대나무의 한 종류인 모죽(毛竹)은 4년 동안은 몇 센티미터 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다가 5년째가 되는 해에 하루에 수십 센티미터씩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이처럼 손흥민에 있어 기본기를 닦는 오랜 기간은 모죽처럼 비축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그전까지는 조짐만 있을 뿐이다. 물리학에 크리티컬 매스(임계질량)라는 용어가 있다. 변화가 없다가 일정 시점에 폭발적으로 반응이 일어난다. 일종의 잠재력 잠복기라 할 수 있는데, 잠복기를 넘어서는 순간 모죽처럼 그 성장이 폭발적으로 나타난다. 변화가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습관의 힘은 모든 것을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만든다. 우린 두뇌는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인색하다.
그래서 뇌를 보고 인지 수전노라고 한다. 우리 뇌는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습관화된 행동을 좋아한다. 반복적인 행동은 뇌에서 뉴런들의 연결을 강화되고, 일정 반복되는 패턴에 대해서는 뇌에서 물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 선수의 부친이 기본기를 강조한 것도 반사적인 행동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습관 강화 과정이었다고 본다. 습관이라고 하더라도 연습을 멈추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수 본인도 끊임없는 노력도 있었을 것이다.
아직도 며칠 전 감흥이 아직도 가라앉고 있지 않다. 더 감동적인 것은 손흥민 부친은 축구를 잘하기에 앞서 인간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는 축구도 좋지만 화려한 기술보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겸손과 감사, 성실함으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고 한다. 축구도, 사람도 모든 것이 기본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감동이 더 오래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