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Calendar Set Design
Project Note
NHN은 매년 연말,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을 가지고 신년 캘린더를 제작합니다.
2025년 캘린더는 어느 때보다 특별했는데요. 리뉴얼된 CI와 함께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죠.
매년 받아보는 익숙한 캘린더지만 이번에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를 넘어, NHN의 철학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아이템이 될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2025년 캘린더 세트는 NHN의 새로운 CI를 담아낸 첫 번째 굿즈였습니다. 캘린더 역할에서 더 나아가 리뉴얼된 브랜드의 철학을 전달하는 역할도 해야 했죠.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무한한 가능성의 연결’이라는 NHN의 철학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풀어낼지였습니다.
지난해 NHN은 리브랜딩을 통해 기존의 빨간색을 걷어내고, 깔끔한 무채색 로고를 선보였습니다. 불필요한 요소는 덜어내어 절제된 형태와 여백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었죠.
이 흐름을 캘린더 세트에도 그대로 녹여내기 위해 ‘미니멀리즘’과 ‘일관된 조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디자인 방향을 잡았습니다. 화려한 그래픽 대신, 선과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NHN CI의 간결함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서체는 NHN sans만 사용해 일관성을 주었고, 컬러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차분한 그레이 톤과 은색을 메인으로 선택했습니다.
‘NHN의 일하는 방식에 딱 맞는 데스크 아이템은 뭘까?’
디자인 방향성이 명확해지자,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의 고민이 떠올랐습니다.
어차피 만들 거라면,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을 세트로 구성하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 NHN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Play Style’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구성원들은 매일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Passion),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며(Autonomy),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협업(Collaboration) 과정을 통해 일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리, 관리, 공유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템을 선정했습니다.
1. 캘린더 (Calendar)
연간 일정을 한눈에 파악하고 긴 호흡의 계획을 세우는
2. 데일리 노트 (Daily Note)
오늘의 기록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3. 주간플랜 (Weekday Plan)
매주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4. 인덱스 테이프 (Index Tape)
중요한 정보는 눈에 띄게, 아이디어는 간편하게 공유하는
이렇게 구성된 셋업이 NHN의 ‘Play Style’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면서 각자의 업무 방식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했습니다.
Calender Set Design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조화로움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구성품의 크기와 비율의 통일성을 맞추는 것이 필수였죠. 책상 위에 놓았을 때, 혹은 여러 아이템을 동시에 사용할 때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여러 차례 판형을 조정했는데요. 특히 네 가지 아이템이 한곳에 모였을 때 테트리스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구성을 만들고 싶어 비율을 정밀하게 맞춰 나갔습니다.
종이 선택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아이템마다 쓰임새에 따라 두께와 질감이 각각 달라야 했지만, 동시에 한 세트로 묶였을 때는 일관된 톤 앤 매너를 유지해야 했죠. 푸른 기, 노란 기, 붉은 기가 도는 회색… 이렇게나 다양한 회색 계열의 종이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중에서도 마음에 쏙 드는 색감을 찾는 게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수십 개의 샘플북을 펼쳐놓고 직접 만져보고 빛에 비춰보며 고민한 끝에…! 마침내, 푸른 기가 감돌며 살짝 거친 텍스쳐가 느껴지는 종이의 조화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삼원 Sirio Rough Perla, 두성 NS Board, 삼원 Moon Board, 삼원 Color Plan Real Grey)
NHN sans 서체 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법인 로고에서 사용했던 볼드 버전 대신 라이트, 레귤러 버전을 주로 사용해 더욱 정제된 느낌을 주고자 했죠. 또한 NHN sans는 여백을 넓게 활용할수록 더 돋보이는 서체이기에, 디자인 요소를 의도적으로 최소화해 여유롭고 균형 잡힌 인상의 디자인으로 완성했습니다.
1.Package
패키지는 경험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전체 디자인 컨셉인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죠. 그래서 별다른 그래픽 요소 없이, 구성된 아이템 정보와 올해 연도인 숫자 25를 담백하게 중앙 정렬로 넣어 시각적 안정감을 주도록 디자인했습니다.
패키지 구조는 기능성과 사용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려면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여닫을 때 불편함이 없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NHN CI의 모티브인 ‘종이접기(Origami)’가 떠올랐습니다. 접어서 조립하는 방식을 적용해 접착 면이 없이도 단단히 고정되는 구조를 만들었고, 박스 겉면에 미세한 홈을 파서 고무 밴드를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처음엔 ‘과연 내부가 흔들리지 않고 고정이 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샘플링 과정에서 박스를 열었을 때 가지런히 정리된 구성품을 보며 확신이 들었고, 자신 있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 Daily Note, Weekday Plan, Index Tape
캘린더 패키지에 포함된 세 가지 아이템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사용성을 우선으로 고려한 기능적인 방향으로 풀어나갔습니다. 데일리 노트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적을 수 있도록 줄 노트 형식으로만 구성하고, 주간 플랜은 바쁜 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손쉽게 뜯어 쓰는 장점이 있는 떡 제본으로 만들었습니다. 인덱스 테이프는 4가지 색상으로 중요도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이상적인 접착력을 위해 여러 차례 샘플링을 거쳐 최적의 접착력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아이템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함께 사용할 때 더욱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3. Calendar
이어서 캘린더 디자인에도 ‘종이접기(Origami)’의 특성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화이트 크라프트지 80g의 얇은 종이를 반으로 접어 제본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 종이는 양면이 서로 다른 질감을 갖고 있어 한 장의 종이 안에 두 가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는데요.
바깥쪽 거친 면에는 날짜를 인쇄해 필기하기 좋게, 안쪽 매끄러운 면에는 브랜드 슬로건인 ‘Weave’ 키워드를 패턴화하여 화이트 펄박으로 은은하게 새겼습니다. “굳이 보이지 않는 안쪽 면에 비싼 박인쇄를 넣었을까?”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야말로 브랜드의 깊이를 더해주는 특별한 포인트가 되리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작 후 살펴보니 예상치 못한 멋진 결과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안쪽의 후가공된 박이 강하게 눌리면서 겉면에는 마치 형압 처리된 듯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죠. 계획에 없던 결과가 오히려 캘린더의 매력을 한층 더해주었습니다.
사실, 캘린더 세트 제작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발주 파일을 업체에 전달하는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은 오탈자 하나가 생각보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1만 개의 캘린더 위에 밤새 스티커를 수작업으로 붙여야 하는 끔찍한 상황을 피하고자, 파일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검토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2025년의 모든 휴무일까지 외울 정도였죠.)
이 과정을 거치며 깨달은 건, 검토의 마지막 단계는 단순한 확인 작업이 아니라 완성도를 결정짓는 최종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세심함이 곧 브랜드의 신뢰로 이어지고, 더 나은 경험을 완성하는 힘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NHN은 더 똑똑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줄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매년 특별한 굿즈를 선보여 왔습니다.
No.1 Artist Proof 노트북 가방
No.2 OverLab 사코슈백
그리고 이번 No.3...는! (두구두구)
바로 업사이클링 소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 ‘KANEITEI’와 함께 유틸리티 파우치를 제작했습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환경을 고려한 퀼팅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실용성이 높은 파우치를 만들었는데요. 캘린더 세트와 연결성을 고려한 색상 배합부터 직조 라벨, 키링의 형태까지도 NHN CI의 미니멀한 감성을 반영해 소재부터 부자재까지 직접 골라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No.1 노트북 가방에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성을 극대화한 점이 또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캘린더 세트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했을 때 새로운 CI를 적용한 변화가 어떻게 체감될지 궁금했습니다. 단순히 로고만 바뀐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브랜드 톤 앤 매너가 잘 전달되었을까? 하는 바람과 함께 말이죠.
다행히도 구성원들은 업무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캘린더 내지에 ‘Weave’ 패턴이 빛의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드러나는 숨은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는 피드백이 많았고, 협업 굿즈인 KANEITEI 유틸리티 파우치 역시 노트북 가방과 함께 활용하기 좋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전달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25년 캘린더 세트와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며,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기대합니다.
프로젝트 명
NHN 2025 Calendar Set Design
기간
2024.7~2024.12
주요 업무
구성품 기획 및 디자인 제작
협업 굿즈 디자인 및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