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모카봉봉 Nov 19. 2021

[그림책일기] 내 이야기가 꽃이 된다면

그림책 <꽃들의 말>,  장 프랑수아 샤바스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자줏빛 튤립, 흰 패랭이꽃, 붉은 작약

각각의 꽃말에 대한 이야기가 뭉클하고, 우아하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런 느낌이 각각의 꽃에 고스란히 전달되어서인지, <꽃들의 말>의 꽃그림 페이지에 잠시 머물면 다시금 이런 느낌들이 전해진다.


자줏빛 튤립인 모브를 지키고자 했지만 결국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로부터 욕심과 탐욕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인간의 모습에 대해 이성적인 생각을 해보는 동시에, 그토록 아름답다고 하는 모브의 아름다움을 상상해 보게 한다.


진정한 우정의 상징이라고 하는 흰 패랭이꽃, 같은 날 태어났지만 다른 운명을 살게 된 므누티크와 아마로파코아크, 두 소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운명의 길을 걷다가 운명적인 사건을 만나게 되고, 결국 서로 뒤바뀐 운명을 살게 된 두 소년의 이야기. 이런 게 사람의 운명인가 헛헛한 마음이 들면서, 두 소년의 묘한 우정이 참 뭉클하다.


그토록 화려하게만 보이던 꽃, 붉은 작약.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전함이 느껴지고, 빈 공간이 느껴지는 건 꽃말의 이야기 때문일까? 아름다움을 타고난 셀마와 모두에게 매력적인 귀나르. 서로에 대한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된 붉은 작약의 꽃말 이야기. 하지만 이야기의 여기저기 슬픈 아름다움이 젖어있는 느낌이 든다.  


각각의 꽃과 얽혀있는 세 이야기, 이야기로 인해 각각의 꽃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각각의 이야기 속의 인물들은 꽃을 통해서 그들의 사랑, 우정, 진심을 더욱 느낄 수 있게 한다.


생각의 중심을 나로 돌아와서 생각해본다. 나는 내 인생에 오래도록 간직될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그런 이야기는 어떤 꽃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꽃말을 갖게 될까.


장미, 개나리, 벚꽃, 진달래, 해바라기....

내가 알고 있는 몇 안되는 꽃 이름을 떠올려보다가

민들레에서 잠시 멈추어 본다.

여기저기서 뿌리를 내리고, 어디서든지 꿋꿋하게 잘 자라는 민들레.

그러다 꽃이 지고 나면 하얀 솜털을 달고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특히 이런 민들레를 만나면 민들레의 여행을 도와주고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며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민들레의 꽃말이 행복이라고 한다.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간직될 이야기가 생긴다면, 내 이야기가 꽃이 된다면, 

‘민들레와 같은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보며 

앞으로의 다짐을 다시 마음속에 새겨본다,



작가의 이전글 [그림책일기] 변화를 대하는 나의 자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