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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점코치 모니카 Jul 11. 2023

출간된 글을 독자의 것.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출간 그 후.


이번 생엔 못 이루었지만 다음 생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다음 생이 또 있다면 그때는 꼭 범죄심리학자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다큐멘터리나 범죄수사 콘텐츠를 엄청 봅니다.


현존하는 대한민국 범죄심리학자 분들이 나오는 콘텐츠들은 꼭 챙겨보죠.

숙명여대 박지선 교수님이 나와서 보게 된 지선씨네마인드.


영화 속 인물들을 심리를 범죄심리학자의 눈으로 해석해 주거든요.

정말 흥미롭습니다.


저도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화차' 편에는 변영주 감독이 직접 출연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변영주 감독의 말 중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말이 있어 나누어 봅니다.


영화 '화차'에 대한 해석을 위해

관객들의 다양한 추측과 해석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변영주 감독에게 각 씬마다 감독이 의도한 바는 무엇이었는지 

원래 정해졌던 답안은 무엇이었는지 묻자 변영주 감독이 대답합니다.



"영화는 개봉 후 딱 1달만 감독 것이고요.
그 이후에는 그 영화는 관객들의 것이에요."


사진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0PqVXd_QqGs
사진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0PqVXd_QqGs



책을 내기 전이었다면 그냥 고개 한번 끄덕끄덕하고 넘어갔을 멘트였는데 

이 말이 현재의 저에게 숨넘어가게 공감 가는 것은 최근의 출간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에세이 1권을 내기 위해 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쓰다 보면

책을 쓰는 동안 흔히들 예상하듯 공을 들여 혼을 쥐어짜서 쓰는 챕터도 있지만

어떤 챕터는 구성상 흐름과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가볍게 후루룩 쓰는 챕터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를 읽고

독자분들이 남겨주신 서평들을 보면


내가 스치듯 가볍게 쓴 한 줄이 누군가의 마음에 남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재되고

블로그 포스팅 내 따옴표 속에 자리합니다.


이런 경험들이 글쓴이 입장에서 정말 흥미롭고 감격스럽습니다.


일종의 책임감도 들고요.

내가 쓴 문장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그 페이지를 접게 하고

포스트잇을 붙이게 하고

SNS에 공유하게 하는구나.


생각할수록 감사한 일입니다.


버킷리스트에 출간작가 되기가 늘 있었는데

책이 나왔으니

해당 리스트에 줄 긋고 끝낼 일이 아니라

계속 써야겠다는 원동력을 심어주는 경험입니다.


내 컴퓨터에 한글파일이 저장되어 있을 때나 그것이 내 글이지

출간이 되면 작가의 글은 더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이 된다는 것을 알아가는 요즘

정말로 행복합니다.


제 책을 귀하게 읽어주시고 피드백까지 나누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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