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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국 Oct 22. 2023

누군가를 미워할 때

미움 때문에 힘든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3가지 방법

최근에 어떤 모임에서 후배 변호사를 만났다. 누구보다 수더분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이였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었고, 그런 마음 때문에 힘들어했다.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아마도 같이 일하는 사람일 것이다. 공간을 함께 쓰거나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어떤 감정을 갖게 되고, 좋은 감정이거나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 좋거나 혹은 좋지 않은 감정을 갖지 않은 채 아무런 마음도 갖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하다. 누군가와 시간이나 장소를 공유하게 되면 그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후배 변호사에게 우선 상대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것이 좋겠다는 얘길 해줬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어떠한 기대를 갖고 있다. 내 가족에 대해서는 나를 사랑하고 충분히 이해해 줄 것이라는 기대, 내 동료에 대해선 그 사람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뿐 아니라 내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혹은 최소한 나에게 손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 내 친구들에게는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써줄 것이라는 기대 등등. 그런데 안타깝게도 타인에 대한 기대는 그 기대가 높으면 높을수록 실망할 가능성이 높고, 더 나아가 실망으로 그치지 않고 그 타인에 대한 미움을 키우기도 한다. 


나 또한 내 주변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높은 탓에 실망하고, 슬퍼하고, 때로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한 때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러한 기대는 내 욕심이었고, 부질없는 것이었다. 타인에게 아예 기대를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 가급적 그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 여러 경험들을 통해 난 그러한 기대를 낮추는 것이 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을 깨달았다. 


내 마음 같은 이는 세상에 없다. 자기 부모도, 자기 배우자나 애인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도 나와 다른 생각,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로 인해 상처받거나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숱하게 많다. 그러나 내 맘 같은 이는 없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내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가 좀 더 건강하고 좋아질 것이다. 또한 타인에 대해서, 더 나아가 나 자신에 대해서도 기대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덜 불행해지고 조금은 행복해지는 길이다.


다음으로 해준 조언은 그 사람과의 접촉면을 줄이라는 것이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너무나 유명한 격언이 있다. 이것은 그 대상을 애정하는 경우에도, 반대로 미워하는 경우에도 둘 다 성립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애인이나 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보는 횟수가 줄어들고, 안 보게 되면 애정하는 혹은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씩 옅어져 결국 사라지는 지경에 이른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자기 맘에 가득하여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이는 경우에도 그 대상을 점차 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마침내 눈앞에 보이지 않게 되면 가득 찼던 분노감도 눈 녹듯이 스르르 사라질 것이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좋던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당장 누군가가 너무 좋거나 너무 싫어서 그런 마음이 당장 사라지지 않아 괴로울 수 있다. 그래서 그 후배에게 마지막으로 해준 얘기는 많이 걸으며 마음 비우기를 하라고 하였다. 최근에 걷기의 효능에 대한 뉴스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걷기는 고혈압과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고, 근골격계 질환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우울증과 불면증을 완화시키고, 대뇌활성화로 노화를 방지한다.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발달시켜 요통을 완화시킨다.


 걷기는 이처럼 신체적으로도 무척 좋을 뿐 아니라 괴롭고 힘든 마음,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마음도 완화시키고 맑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나는 점심시간이나 출퇴근시간, 주말 등 틈나는 대로 걷고 또 걷는다. 걷기를 통해 따로 다이어트가 필요 없이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신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게 됐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맑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부디 그 후배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힘들어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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