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국 Oct 24. 2023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계

인간관계를 잘하는 3가지 방법

얼마 전에 오랜만에 선배 변호사님을 만났다. 그분과는 장애 인권에 관심을 같이 하여 2012년쯤에 장애인법 연구모임을 꾸릴 때에 함께 하였다. 대형로펌에 있는 선배여서 짬을 내기 쉽지 않았다. 몇 해 전에 대형로펌에서 나와 스타트업 기업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부티끄 로펌을 만들었고, 스타트업 기업 자문을 하면서 장애인권, 공익활동, 기업의 ESG 경영(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 관심을 갖고 로펌 산하에 '공익인권센터'를 개소하기도 하였다.  'ESG 경영'이란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선배와 난 장애인권, 공익변호사 양성, 프로보노 확산, 공익인권교육 등에 대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공통의 관심사에 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눴다. 내가 얘기하기 좋아하는 주제를 만나니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쉼 없이 얘길 나눴다.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집에 돌아오면서 문득 깨달았다. 서로 잘 통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즐거운 것임을, 반대로 서로 통하지 않는 이들 간의 대화는 불편한 일임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인데, 의외로 가족 혹은 친구 간에 서로 잘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잘 통할 것이라고, 잘 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잘 통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관심사가 다르다면, 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어야 공통의 관심사가 생긴다. 상대방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공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노력이 없으면 그 관계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다.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관계가 좋아지길 바라는 것은 하늘에서 음식이 내려오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뭐라도) 얘기 좀 해봐."는 무의미하고, 불필요하고, 하지 않는 것이 좋은 말이다.


예전에는 인맥에 대해 욕심이 많았고, 그에 집착하려 하였다. 휴대전화에 4천여 개가 넘는 연락처를 저장해 놓고 이를 내 자산인양 생각했다. 이전 직장을 그만두고 현 직장으로 옮기면서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무수히 많은 연락처는 내게 도움이 아닌 짐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서로 잘 통하는 관계가 좋은 것이다. 한번 알았다고 해서 계속 관계가 유지될 수 없고,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채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것도 헛된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 직장으로 옮길 즈음에 수천 개의 연락처를 다 삭제했다. 그 참에 서로 연락하지 않는 페이스북 친구도 싹 정리하였다. 


관계는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레 끊긴다. 누군가가 연락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노력이 있어야 그러한 관계가 유지된다. 또한 어느 일방만 원하는 관계도 지속가능하기는 힘들다. 서로 잘 주고, 잘 받는 관계이어야 잘 유지가 된다. 부모와 자식 관계도, 친구 관계도, 사회에서 만난 어떤 관계도 그렇다.  


요즘에는 이렇게 관계에 들이는 노력,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에 애써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려 들지 않고 인간관계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나 조직보다 개인이 중요해진 시대에 불가피한 현상이다. 최소한의 관계로 문제없이 잘 살면 그걸로 족하다. 그러나 모든 인간관계를 다 끊고 살 수는 없다. 관계가 끊어진 사람은 극도로 우울해지거나 다른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좋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누군가를 미워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