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트래킹 50킬로를 같이 걸을 팀원들과 훈련을 하였다. 오늘 훈련코스는 서울숲-남산 나들길이었다. 숭례문에서 만나 남산둘레길-국립극장-버티고개-매봉산-응봉공원-대현산-응봉산-용비교-서울숲까지 걸었다. 내가 애정하는 코스 중의 하나여서 평소에 많이 걸었던 길이었는데 다른 팀원들은 서울에 이런 걷기 좋은 이쁜 길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이런 길을 왜 이제야 알려주느냐고 타박하였다. 예쁜 숲길들, 장미 공원의 이쁘고 다양한 장미들, 정비된 무장애길, 요즘 유행인 황톳길 등 걸어야 하는 이유는 수만 가지를 찾을 수 있는 길이다.
나들길을 걷다가 각자 싸 온 간식을 나누어먹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 먹는 여유도 즐겼으며, 멋진 풍경이 나오면 어느새 누군가가 나서서 수시로 풍경사진, 사람사진을 찍었다. 서울숲 공원 근처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점심을 맛나게 먹고, 한국인의 국룰인 후식커피를 마시러 요즘 핫플레이스인 서울숲2길로 들어갔다. 가는 길에 "인생은 자연스럽게!"라고 쓰인 문구를 보았다. 인생을 자연스럽게 사는 건 어떤 것인지 즉석 토론이 벌어졌다. 물 흐르듯이 순리에 따라 사는 것, 평화롭게 사는 것, 마음에 불안이나 불편함이 없이 편안한 것,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인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것,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것... 많은 의견이 오갔고, 모두 인생을 자연스럽게 사는 방법들이었다.
만약 당신에게 "인생을 자연스럽게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답변하실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마음이 평화롭고, 혹은(or이지 and일 필요까진 없을 것이다) 불안감이 없으며, 혹은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혹은 자연친화적으로 산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라고 하면 당신은 지금 행복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라고 한다면 왜 마음이 편치 않은지, 평화롭지 않은지 하나하나 따져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의외로 마음이 평화롭지 않고 힘든 데에는 밥을 먹지 않았거나, 잠을 자지 못해서인 경우들이 많다. 그럴 땐 맛난 밥(혹은 뭔가 먹을 것)을 먹고, 쪽잠이라도 잠을 자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데 귀찮아서, 혹은 힘들어서 하기 싫은 것들을 바로 하면 좀 더 평화로워질 것이다. 하루종일 일하다 집에 가면 피곤해서 몸을 꼼짝하기도 싫지만, 그렇더라도 씻지 않고, 방청소를 안 하면, 쓰레기와 재활용 정리를 안 하면 누워있어도 계속 불편할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없는 일(누군가가 너무 밉거나, 회사(혹은 학교, 집)가 너무 싫거나)로 마음이 힘들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너무 미운 사람과 (힘들어도) 화해를 하거나 그 사람과 안 마주치기, 회사(혹은 학교, 집) 상황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거나 회사(학교, 집)를 옮기기, 한동안이라도 병가를 내고 회사(혹은 학교)를 쉬는 것도 좋다. 이도저도 여의치 않다면 최소한 자가 마음이 편해지고 조금이라도 즐거워지는 것들(취미, 여가, 집필, 명상 등)을 하며 잠시나마 마음의 휴지기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힘든 것을 방치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뭘 하더라도 나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등 자기 비하가 심해서 마음이 힘들다면, 자기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비밀) 일기를 쓰고, 명상을 하고, 홀로 둘레길을 걷거나 지리산 종주처럼 조금 긴 등산을 하는 것도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비하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인생을 자연스럽게 살려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명확히 하여 자기 자신을 위해 최대한 좋아하는 일의 비중을 높이고, 싫어하는 일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 이는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 될 수 있고, 혹은 자기 일상을 조직이나 타인이 아닌 자기중심으로 바꾸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나 의지, 힘이 부족하다면 자기가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충전하고, 의지를 키우며, 마음의 힘을 조금씩 키워나가야 한다.
ps. 그래서 저는 요즘 (비교적) 마음이 평화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