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럭이 들려주는 부동산 이야기 : 호텔편 (4)
지긋지긋했던 여름도 일순간에 사라져 버렸네요. 주말에 청명한 날씨를 만끽하려고 교외로 나섰다가 꽉 막힌 도로에서 운전만 실컷 하고 왔습니다.
호텔 이야기도 벌써 4번째 시간이네요. 오늘은 호텔업의 특성에 대해 설명드릴까 합니다. 이용객의 관점이 아닌, 호텔 운영자의 관점에서 글을 읽어 주시면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호텔업은 호텔이라는 유형자산(Hard Ware)에 숙련된 인적 서비스(Soft Ware)가 결합된 산업입니다. 다시 말해 부동산적 측면과 운영적 측면의 두 가지의 특성이 모두 중요한 산업입니다.
첫 번째로, 입지의 중요성입니다.
호텔은 입지가 고정된 부동산 상품입니다. 따라서, 어떤 입지에 자리하고 있느냐가 호텔 운영의 큰 성패를 좌우합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명동에 자리하고 있으면 당연히 운영이 잘되겠죠? 메인 타깃(주 이용자)의 접근성이 우수할 것. 이것은 모든 부동산 상품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호텔을 다 명동에 지을 수는 없겠죠? 따라서, 역으로 입지에 맞는 콘셉트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입니다.
부지가 서울 중심가에 있다면 도심형 비즈니스호텔(호텔업에서는 보통 시티 호텔이라고 하지요.)이 맞을 것이고요. 부지가 관광지역에 있다면 리조트 호텔이 맞겠죠. 서울 중심가라도 대중교통 접근성이나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luxury, up-scale, mid-scale, budget 등 다양한 등급(시설 수준) 중 적합한 수준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 휴양지에는 리조트형으로 > < 도심에는 씨티호텔로~ >
두 번째로, 높은 초기 투자비입니다.
호텔은 그 자체가 상품인 장치산업으로 건축, 인테리어, FF&E(Furniture, Fixture & Equipment), OS&E(Operating Supply&Equipment) 등 호텔 오픈 전 투자되어야 할 비용이 상당히 높습니다. 아파트나 상가처럼 초기 분양으로 투자비를 조기 회수하는 상품도 아니기 때문에 자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분양형 호텔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세 번째로, 시설 노후화가 빠르다는 점입니다.
호텔은 1년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지요. 실질 사용 시간으로 따지면 호텔의 1년은 일반적인 오피스 건물이나 상가의 2년과 비슷하겠네요. 따라서 시설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네 번째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호텔은 시설상태가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철저한 시설관리가 요구되어 높은 운영관리비용(회계용어로 수익적 지출)이 수반됩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취향과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정기적으로 리모델링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본 투자비용(회계용어로 자본적 지출)도 높습니다.
첫 번째로, 인적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호텔에서는 인적 서비스의 수준이 고객 만족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서비스별로 숙련된 종업원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성공요소입니다. 그래서, 호텔에서는 인력관리(Human Resource Management)를 매우 중시하며, 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합니다.
두 번째로, 부서 간 협업체제가 중요합니다.
고객이 문 앞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호텔의 서비스는 시작됩니다. 도어맨이 문을 열어 주면 포터가 짐을 운반해 주며 체크인을 위해 로비로 안내해 주죠. 로비에 있는 프런트 데스크에서는 Make up(객실 정리)을 마친 객실을 배정해 줍니다. 고객은 객실에 머물며 레스토랑, 카페, 스포츠센터, 라운지 등을 이용하고, 객실에 머물면서도 룸서비스, 린넨(수건, 침대보 등) 교체, Amenity(일회용 샴푸, 로션, 비누 등) 보충 등 각종 서비스를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 고객은 로비, 객실, 복도, 레스토랑, 운동시설, 연회장 등 호텔의 어느 공간에서도 서비스를 요구하기 때문에, 직원은 장소/상황에 따라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통상 호텔 운영조직은 객실부, 프런트, 식음부, 영업/마케팅부, 시설관리부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각 조직 간에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져야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호텔 서비스는 단순히 친절하게 고객을 응대하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한 겁니다.
매리어트, 힐튼, 인터컨티넨탈 등 오랜 역사를 가진 글로벌 브랜드들의 강점이 바로 이러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매뉴얼화해서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 번째로, 외부환경의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호텔업은 기본적으로 관광산업의 범주에 속합니다. 따라서, 호텔 수요는 정치, 사회, 안보, 질병, 경제, 계절, 문화 등 다양한 이슈에 따라 변동폭이 큽니다. 작년의 메르스 사태나, 세월호, 북한 핵 실험 때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던 예를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다시 말해 안정적 운영이 어려운, 다소 불안정한 사업군이라는 얘기죠.
네 번째로, 성/비수기가 분명합니다.
여름 성수기에 관광객이 몰리고, 겨울 비수기에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주중과 주말의 편차도 매우 큽니다. 관광업에서는 시즌을 통상 온 시즌(On Season, 성수기), 오프시즌(Off Season, 비수기), 쇼울더 시즌(Shoulder Season,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시즌별 집객 전략을 세우지요. 가격전략(Pricing)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지난 시간에 호텔 매출은 객실료(ADR, Average Daily Room rate)와 가동률(Occupancy)을 곱해서 산정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람이 몰리는(가동률이 높은) 온 시즌에는 객실료를 최대한 높여서 매출을 극대화합니다. 반대로 오프시즌에는 객실료를 낮춰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지요.
다섯 번째로, 상품공급의 한계성입니다.
호텔은 부동산이라는 기본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변동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할 수가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 300실짜리 호텔은 투숙객이 많이 오던 적게 오던 하루에 팔 수 있는 객실의 최대치는 300실입니다. 온 시즌에는 객실수를 400실로 늘이고, 오프시즌에는 200실로 줄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여섯 번째로, 상품가치의 소멸성입니다.
호텔 상품은 재고의 개념이 없습니다. 오늘 팔지 못한 객실을 내일 팔 수는 없다는 얘기인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2016년 9월 1일 날짜에 106호실을 판매하지 못했다면 그 날의 객실 상품은 없어지는 겁니다.
일곱 번째로, 높은 고정비와 낮은 변동비입니다.
호텔 비즈니스는 인적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지요? 따라서 운영비용에서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런데 인건비는 호텔 운영이 잘되던, 잘 되지 않던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지요. (함부로 직원을 해고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에 반해 호텔 매출과 연동되는 변동비의 비중은 작습니다. 객실을 예로 들어 볼까요? 객실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은 청소비와 세탁비, 어메니티(샴푸, 비누, 로션 등) 비용 정도입니다. 청소비는 인건비이니 고정비고요. 나머지 세탁비와 어메니티 비용이 변동비인데 금액을 따지면 미미한 수준이지요.
고정비성 비용이 높은 구조이다 보니 무조건 매출을 많이 올리는 게 유리합니다. 손익분기점(BEP, Break Even Point)이 넘어서면 수익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니까요.
이상으로 호텔업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다음에는 호텔 브랜드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요?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