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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럭 Jan 13. 2019

인도네시아에서 살아보기(3)

포트럭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 : 인니 편 

인니의 화폐, 물가 수준 


인니의 화폐인 루피아는 국내에서 환전하기가 어렵다. 달러, 위안, 엔 처럼 주로 통용되는 화폐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원화를 루피아로 환전하기도 어렵다고 해서, 달러로 환전해 갔다. 달러도 100달러 지폐가 가장 환전 시세가 높다는 말에, 100달러 위주로 환전해 갔다. 공항이나 큰 매장, 식당에서는 신용카드를 쓰면 되니 신용카드도 마스터와 비자 두 가지로 준비해 갔다.


첫 이틀간은 돈 쓸 일이 없었다. 첫날은 밤늦은 시간에 공항에 도착해 회사 차량으로 호텔까지 가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둘째 날도 호텔과 회사에서 식사를 해결했고 이동도 회사 차량으로 했다. 


셋째 날부터 돈이 필요했다. 공장이 있는 파수르안이 아닌 수라바야 시내의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고, 점심식사는 근처 몰(mall)에서 했다. 회의 일정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던 관계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버거킹에 갔다. (통상 인니에서는 식사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한국보다 훨씬 길다. 한국이 빠른 건가?)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먹물 모차렐라 버거를 주문했고, 생각보다 부실한 내용물에 실망했지만 프렌치프라이는 맛있었다. 


음식 물가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인니지만 버거킹, 맥도널드 등 해외 프랜차이즈는 그리 싸지 않다. (인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나시고랭/미고랭이 원화로 2,000~2,500원 정도. 맥도널드 빅맥세트가 4,500원 정도였다.)  


다 먹고 음식쓰레기를 치우려는데, 동료 주재원이 손사래를 친다. 인니에서는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받는 것만 셀프이지, 치우는 것은 셀프가 아니란다. 고용촉진을 위해서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얘기를 했다.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버거킹이나 맥도널드가 우리나라의 TGIF, 아웃백 같은 느낌이다. 하루는 야근한 날 퇴근길에 햄버거를 먹으러 맥도널드에 들렀을 때, 현지 운전기사에게 빅맥을 사 주었더니 먹지 않고 그냥 들고 갔다. 주재원들 얘기로 집에 가서 가족과 같이 먹으려는 거라고 한다. 그만큼 현지인들에게는 싼 음식이 아니다. 


참고로, 난 나시고랭이 너무 맛있었다. 나시고랭 만큼은 인니의 어느 식당에서 먹어도 실패하지 않았다. 

인니어로 "나시"는 쌀, "미"는 면, "고랭"은 볶는다는 뜻. 즉, 나시고랭은 볶음밥, 미고랭은 볶음면이다. 



수라바야의 대표적인 쇼핑센터 Pakuwon Mall  

 

내가 머물던 호텔 바로 옆에는 파쿠완 몰(PAKUWON Mall) 이라는 큰 쇼핑센터가 있다. 정말 크다. 몇 개의 몰이 모여 있는 Mega Mall 이다. 면적이 80,000m2란다. 더운 날씨에 교통도 좋지 않은 수라바야에서 파쿠완 몰은 내가 주로 여가시간을 보낸 곳이다. 

수라바야의 파쿠완 몰. 롯데마트도 입점해 있다. 


몰 안에는 마사지 스트리트도 있고, 극장, 할인마트, 백화점, 컨벤션도 있다. 식당가와 의류매장은 넘쳐난다. 현대화된 시설이라 우리나라 몰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몰 중앙에 있는 광장에서는 매일 이벤트가 있고 주말에는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식당가는 주로 3,4층에 있는데, 푸드코트, 푸드트럭, 전문식당가 등 정말 다양하다. 디저트, 음료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한국 식당도 몇 군데 있다. 이슬람 국가답게 돼지고기가 들어 있지 않은 음식이 대부분이고, 술도 팔지 않는다. 그 흔한 맥주도 파는 식당이 거의 없는데, 한국식당에서는 역시나 맥주 뿐 아니라 소주도 마실 수 있다. 물론 가격은 비싸다. 맥주는 한화로 4,000원, 소주는 무려 12,000원이다. 


수라바야에선 한식이 가장 비싸다. 웬만한 음식은 3,000~5,000원이면 먹을 수 있지만 한식은 김치찌개가 8,000원, 삼겹살은 1인분에 12,000원 정도다. 한국이랑 비슷한 가격이다. 

파쿠완 몰 4층에 있는 푸드트럭과 한식이 그리울때 자주 들렀던 한식당 "청기와"


신용카드 사용하기, 환전하기


파쿠완몰에서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신용카드를 쓸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낮은 경우나 가판에서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환전을 해야 했다. 환전소가 있긴 하지만 원화는 거래하지 않아 달러를 가져가 루피아로 환전해야 하는데 환전수수료가 매우 높다. 


그래서 나는 출국 전 KEB하나은행에서 만든 체크카드로 현지 ATM에서 바로 루피아로 인출해 사용했다. 파쿠완 몰에는 MANDIRI, BCA 같은 대표적인 은행이 있고 ATM도 여기저기 많아 루피아 인출은 아주 용이했다. 수수료도 높지 않아 환전소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현금을 쓰면 동전이 늘어나기 마련... 동전은 나중에 원화로 환전하기도 어려워 사실상 버리는 셈이라 주로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환전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했다. 참고로 루피아에 0.08을 곱하면 대충 원화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100,000 루피아면 8,000원 정도 된다. 

다양한 종류의 루피아 지폐들


인니의 마사지샵


인니에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가성비는 마사지다. 파쿠완몰 1층에는 마사지 스트리트가 있는데, 1시간에 8만 루피아(한화 6,400원 정도) 밖에 안된다. 지하 1층에는 고급스러운 "메이스"라는 프랜차이즈 마사지숍이 있는데 특가 기간이라 1시간에 십만 루피아(한화 8,000원)로 이용할 수 있었다. 1시간 동안 전신을 정말 정성스럽고 전문적으로 마사지해 주니, 8,0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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