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가서 구워 먹는 것 말고 마시멜로로 할 수 있는 것?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제 혼을 아주 쏙 빼놓은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바로 요 마시멜로죠.
월마트에서 한 코너가 마시멜로우로 뒤덮인 것을 봤을 때 말 그대로 흥분 그 자체였죠.
그리고 한국에서도 별로 캠핑을 안 해봤던 저는 바깥활동이 많은 미국 생활에서 이 마시멜로를 장작불에 구워 먹을 때마다 아이들처럼 흥분하며 좋아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가을에 Halloween 즈음해서 동네 공원에서 이야기를 가지고 테마파크를 만들었는데, 마지막 코스에 저렇게 꾸며져 있어서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었지요.
오늘의 주제는 마시멜로 구워 먹기는 아니고, 마시멜로로 할 수 있는 활동인
"Marshmallow Challenge"입니다.
미국 유학 당시 3월 이 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우리와는 달리 8월에 학기가 시작되잖아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방학을 하고 1월부터 5월 말, 6월 (각 주에 따라 많이 다름. 제가 사는 주는 5월 중순 이후면 거의 3개월의 여름방학에 들어갔는데, 필라델피아에 사는 친구는 6월 정도가 방학 시작이더라고요)까지 2학기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막 학기를 시작하는 3월 이맘때 봄방학 (Spring Break)를 해요. 학기 중간에 한번 쉬거나 할 수 있는 것이라 너무 좋더라고요. 요즘에 한국도 3월에 학기 시작하고 5월에 한 번, 10월에 한 번 단기방학을 할 수 있는 때가 있잖아요. (^^) 이런 때 전후로 해서 학회가 많이 열리고 하는데, 이때 아마 전공 교수님이 학회를 다녀오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 날 수업에 요런 걸 들고 들어오셨죠. 본인이 학회에서 다른 교수들과 했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다면서 같이 한번 해보자 하시면서요.
제가 다닌 OCU TESOL의 Griffin 교수님이신데, 한국에도 자주 오시고 한국의 문화를 무척 사랑 (홍어와 막걸리까지) 하신답니다. 음성학을 가르치셔서 그런지 언어에 천부적 재능이 있으신 건지 세계 어느 나라 학생의 이름도 아주 정확하게 그 나라의 발음으로 하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 셨습니다. 그래서 대학원 학위 수여할 때 학생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주는 역할을 하셨지요.
오늘의 본론인 "Marshmallow Challenge" 활동을 위한 준비물입니다.
Marshmallow Challenge를 할 때 필요한 재료들
Spaghetti: 일반적인 (두께가 너무 두꺼운 것 말고) 삶지 않은 스파게티 면 20개.
String: 줄 (자를 수 있는 가위 포함)
Marshmallow: 보통 사이즈 마시멜로
Masking Tape: 테이프
* 활동의 방법 및 규칙
1. 활동의 목적은 팀원들과 함께 협력해 단독적으로 설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드는 것 (Build the Tallest Freestanding Structure)입니다.
2. 마시멜로는 꼭대기에 반드시 올려야 합니다. (The Entire Marshmallow must be on top) 이때 마시멜로는 쪼개거나 하지 않고 하나 통째로 온전한 조각이 건물의 맨 윗부분에 올라가야 합니다.
3. 스파게티 면, 실, 테이프는 자를 수 있습니다. (Free to break up the Spaghetti, String or Tape)
4. 게임은 18분 동안 진행되고 (The Challenge Lasts 18 minutes), 마시멜로를 가장 높이 쌓는 팀이 승리합니다.
맨날 책상 앞에만 앉아있던 대학원생들이 이날은 모두 바닥으로 내려가 앉았지요.
아마 대학원 수업 동안 저렇게 역동적(?)으로 바닥에 앉아서 또 꾸부리고 집중하면서 활동을 한 날이 있을까 싶네요.
한 팀이 보통 3-4명이 있었는데, 한국, 중국, 아랍, 대만, 미국 등등 전 세계의 학생들이고 연령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게 모여있었습니다.
사진 속의 저 팀도 한국, 중국, 미국 팀이네요.
저도 막상 해보니 18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더군요.
완성된 구조물입니다.
아마 이 팀이 일등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은 영어교육학을 전공하는 문과 학생들 교실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아마 건축학과나 디자인학과 이런 전공의 학생들은 또 다른 구조물을 만들어냈을 수도 있겠죠. 보통 수업만 듣기 바쁜데 한 20여 분의 시간 동안 같은 교실 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고 팀워크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Marshmallow Challenge"는 유치원부터 대학원생, CEO 모임까지 다양한 각계각층이 모인 자리에서 많이 이뤄지는 액티 버티라고 하네요. 기본은 제가 소개해드린 이 액티버티인데, 많은 마시멜로와 스파게티를 갖고 하는 변형도 있습니다. (제 딸은 학교 enrichment class-영재학급 비슷한 데서 스파게티와 마시멜로로 다리 만들기를 해봤다고 합니다.)
약간 오래된 TED이긴 하지만 이 오리지널 활동을 고안한 분이라 한번 첨부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0_yKBitO8M
자신의 실험의 흥미로운 결과를 밝혔습니다. 각계각층에서 이 실험을 제일 잘 한 집단은 유치원 생, 제일 못 한 집단은 경영 대학원 출신들이라는 것, 또 상금을 걸었을 때 모든 집단에서 현격하게 결과물이 안 좋았고 성공률이 낮아졌다는 것.. 아주 간단한 (미국에서는 특히 스파게티 면과 마시멜로는 1달러 정도면 살 수 있는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지요.) 재료와 방법으로 참 많은 것들을 시사할 수 있는 잘 만든 활동이네요.
항상 어떤 것을 창조할 때 기본은 그것인 것 같습니다. 간단히 따라 할 수 있으면서 많은 생각의 여지를 줄 것.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다양할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유연하게, 이것저것 안돼도 일단 도전해보는 정신 일 수도 있겠고요. 나와 다른 의견을 수용하면서 발전해보는 팀워크에 대한 것도 되겠고요.
저도 직접 해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 그리고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행동으로 자꾸 이리저리 해봐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등을 느꼈었습니다. 18분이란 시간을 투자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고 무엇보다 집중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고요.
가정에서 교실에서 직장에서 기회가 된다면 팀을 모아 간단한 활동으로 한번 "Marshmallow Challenge"를 직접 해보면서 서로 소통도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