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작가님 주변에
워낙에 저 같은 사람 많겠지만..
제가 이 노래를 얼마나 사랑하냐면요.'
내가 사랑하는 노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작사한 작가, 조동희 작가님. 내가 이 분을 우연히 일로 만나 뵙고 알게 되어 얼마나 가슴이 쿵쾅거렸는지. 내 방망이질을 하는 심장과 뿅뿅 하트를 쏘아대는 눈을 자제시키느라 얼마나 힘들었던지. 난 그날의 날씨도, 내가 입었던 옷과 작가님의 날 보던 표정도 기억난다. 노래와는 관련 없는 업무로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입으로는 기계처럼 업무 이야기를 플레이했지만, 속으로는 존경하는 작가님께 오래된 고백을 읊조렸더랬다.
이 노래가 슬펐던 나를 조용히 찾아와 어떻게 위로했었는지. 언제 괜찮으시다면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하면서 고맙다는 표현을 진심으로 하고 싶다고. 그 노래가 나한테 왜 소중한 지, 흰 눈 꾹꾹 밟아가며 한 소절 한 소절 따라 부르면 찬바람에 닳아 없어지던 내 자아도 견딜 수 있었다고. 누구도 물어보지도 않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니 이것은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 그런 작가님이 사무실을 우리 동네 서촌으로 옮겼고, 그런 작가님이 작사의 시대라는 작사 수업을 운영하신단다. 작사의 시대.. 뭐 이름부터 이렇게 멋있단 말인가. 난 이 수업의 시작부터 너무도 궁금했다. 1기 진행 소식을 듣고 2기 때부터 너무 참여하고 싶었지만 왠지 수업 듣는 사람들도 다 보통이 아니어 보이고, 나 같은 건 저기 낄 수가 없을 것 같고.. 출산, 육아, 업무 복귀 등 내 인생에 다시없을 혼란기를 거치며 바닥 친 체력과 자존감으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고 계속 페북으로 3기, 4기.. 8기까지 눈팅만 했다. 용기를 내어 작가님께 연락해서 드디어 9기에 참여! 이것도 내 경제적 상황 때문에 못할 뻔했지만 작가님의 은혜로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매주 수요일 7시 반부터 10시 반. 수요일은 주말도 없이 멍청하고 요령 없이 일과 육아를 견디는 내 육신이 제일 피곤한 날이기도 하고, 저 저녁시간은 태오가 제일 나를 찾을 시간이긴 하지만 한 번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무수리 같은 내 일상에 이런 르네상스적인 수업에 참여하는 호사를 부려보기로.
작사를 배우는 것도 배우는 것이지만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시간동안 이 노래의 창작자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내 진심이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진짜 이 노래를 사랑하고요. 그리고 너무 감사하고요. 이 노래 가사 같은 글을 쓰고 싶고요. 저도 그런 노래를 하고 싶어요. 저 정말 좋은 학생이 되고 싶어요. 잘 배울게요. 정말 총명한 눈으로 따박따박 열심히 할게요.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이 너무 귀하고 아까워 안 하던 기록도 해보려고요. 열심히 하는 저로 인해 작가님이 잠시라도 뿌듯함을 가지시는 게 제 나름의 감사 표현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착하고 바른 자세로
무언가에 의욕을 보인 것이 얼마만이던가.
이 귀한 시간. 평생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배운 것을 차곡차곡 기록해보련다.
신난다. 오늘 수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