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변의 영어일기 일지

4번째 영어일기를 썼다. 여전히 답답함이 올라온다. '이 이야기를 한국어로 썼다면 훨-씬 맛깔나고, 세세하게, 뉘앙스를 모두 살려 이야기할 수 있을텐데!!' 라는 답답함이 밀려왔다.




문득 궁금해진다.

왜 어떤 말은 영어로 술술 나오고, 어떤 말은 내 머리를 하얗게 만들까?



어떤 표현이 아웃풋(output)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그 표현에 대한 인풋(input)이 없기 (그 표현을 영어로 듣고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국내파 영어독학러들이 그렇듯이 나도 커서 배운 영어 (무거운 주제, 학구적 주제 등)가 꼬마 영어(가벼운 일상 영어, 소설체 등) 보다 더 수월하게 느껴질때 가 많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배경에 대한 영어 인풋은 있어도 "이건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정이기도 하다." 라는 말을 표현할 만한 영어 인풋은 내 안에 없다는 걸 알았다. 경제관련 영어는 많이 읽고 들었어도, 감정을 묘사하는 영어를 읽고 들은 경험은 현저히 낮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나의 인풋은 무거운 주제에 치중되어 있었다.


캐주얼한 영어도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어린이 영어원서를 읽고 쉬운 영어를 채워가야 밸런스가 맞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매번 으리으리한 주제들에게 자리를 뺏기고 마는 꼬마영어였다. 내일 당장 통,번역에 바로 쓰이는 주제가 나에겐 우선순위였고 그러다보니 꼬마영어는 늘 뒷전으로 밀리고 밀리곤 했다.


하지만 영어일기를 쓰기 시작하며, 그동안 꼬마영어를 뒷전으로 미뤄두며 지내온 나의 마음가짐이 모두 들통나고 있다.


듬성듬성한 나의 꼬마영어를 마주해보니 채우고싶은 마음도 이전보다 더 강하게 인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 자리에서부터 차근차근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야지. 당분간은 무거운 영어와 꼬마영어의 균형을 맞추는 기간을 가져야겠다.


이제 겨우 4번째 영어일기를 썼고, 원서읽기, 낭독도 막 시작했으니, 조급히 생각지 말자! 일상적인 생각들도 영어로 맛깔나게 구사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늘 그래왔듯이, 꾸준히, 묵묵히, 재미진 마음으로 해 나가야지.


차근차근 직접 경험하고 또 기록해야겠다.



<영어 일기 Tips>

(1) 일단 쓰고, 2차 시도 때, 구글에서 관련 글을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 마음에 드는 표현을 보면 내 일기에 추가해서, 필사 하듯 따라 써본다.

이번에 드라마에 관련된 이야기를 써서, 드라마 리뷰를 읽었는데, 그 분야에서 쓰는 말투, 표현들이 있더라. 이렇게 한 분야, 한 분야에서 쓰는 표현들을 익히다보면 나의 영어가 더 돈독히 채워지겠지?


(2) 셀프 감수 할 때는, '남의 영어'를 읽는다는 마음으로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순수하게 읽는 입장에서 봐야 흐름과 수정할 부분을 캐치하기 더 쉽다.  



오늘의 영어일기 일지 끄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