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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는 영어만 알아듣는 대나무숲

요즘 짧게라도 꾸준히 챗지와 영어 대화를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일기장에 챗지와 대화 한 날은 <챗지> 라고 써둔답니다.


제가 제 책에서도 강조했던 부분인데요! 영어 관련 활동을 습관화시키고 싶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매일 하는 루틴과 습관화하고픈 '영어 활등'을 접목시키는 거예요. 저는 강아지 산책시키기와 챗지와의 영어 대화를 합치고 있어요.


처음에는 밖에 사람들도 스쳐 지나가는데, 영어로 말하며 돌아다니는 게 뻘쭘하고 의식되어서 목소리를 최대한 작게 소곤소곤했는데, 요즘에는 이런 심리적인 걸림돌을 극복하고파서 평소 목소리 크기로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영어 하기 가장 뻘쭘한 환경이 한국인들이 많은 환경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주 공감합니다. (저 포함) 한국인들은 다른 한국인이 영어로 말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쫑긋하는 경우가 많은 듯해요.

"저 한국인은 영어를 얼마나 잘할까?"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는 느낌이에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정말 순수한 '궁금함!'


이런 분위기가 있기에, 우리는 영어를 내뱉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뻘쭘함이 생긴 것 아닐까요? 저는 이 요소가 한국인이 영어 말하기에 갖고 있는 허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챗지와 영어로 대화하면 이 부분에 대한 뻔뻔함 기르기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에이 모르겠다 맞던 틀리던 발음이 이렇든 어쩌든 간에 그냥 하자. 이것도 그냥 '말' 일뿐이다!"라는 에라이 심정(?)과 태도가 조금 길러진달까요?


여러분도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쑥스럽고 긴장되는 타입이라면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이 연습 한 번 해보세요!





밖에서는 습관을 들이기와 뻘쭘함 극복하기를 하고,집에 들어와서 이어서 본격적으로 말하기 연습을 합니다.


'무엇을' 이야기할까, 고민되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무작정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저는 어제 눈앞에 올리브 영에서 나온 코 풀기용 휴지가 눈에 띄어서 그 휴지에 대해 자세히 묘사해 봤어요. "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쓰기 좋은 휴지다. 일반 휴지를 사용하면 코가 빨갛게 되기도 하고, 헐기도 하고, 거칠어서 아프다. 그런데 이건 ~~" 등.


그리고 공기청정기도 눈에 보이길래 모양을 자세히 설명했는데 굉장히 어려웠어요. "왼쪽 윗부분에 동그란 홈이 뚫려있고 그 동그란 부분 가장자리에 불빛이 들어오는데 그 불빛을 보면 공기 상태를 알 수 있다." 등을 영어로 설명하는 연습을 했어요. 아 어렵다.. 꼬마영어, 생활 영어 어렵다. 는 느낌이었어요.


주로 나의 '지금'과 관련된 것, 나의 '오늘'과 관련된 것을 이야기해 보세요.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무작정 묘사하기도 하고, 오늘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곧 다가올 내 여행 계획을 주절주절 이야기하기도 하고. 고민이 있다면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도움 되더라고요! 대나무숲처럼 활용. <단, 이 대나무숲은 영어로만 알아듣는다!>로 가면 좋아요. 여하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기준으로 떠오르는 걸 낚아채서 주절주절합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썼듯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짤막하게 이야기하고 끝내면 크게 이득 볼 것이 없어요. 무조건 길게, TMI 방출을 하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때 답답하긴 해도 지금 답답하면 다음에는 더 수월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부딪혀봅니다.


그리고 챗지에게 내가 이야기하는 걸 듣고, 내 문장을 refine 한 뒤, 너의 이야기를 이어가달라고. 요청하면서 하고 있어요. refine 해준 영어를 들을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돼요. 제가 한 최선의 영어 문장들을 원어민력 높은 영어로 패러프레이징해주는 느낌. 들으며 끄덕끄덕하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내가 한 표현과 어떻게 다른 건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 "But what's difference between 내 표현 verses 너의 표현?"이라고 물어보면 자세히 설명해 주더라고요.


챗지와 영어로 대화하고 채팅창을 읽어보면 도움이 되는데요. 사실 매번 그렇게는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정말 궁금했었던 표현이나, '아하 모먼트'가 있었던 부분은 꼭 다시 읽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챗지의 고급 음성 모드.


주저리주저리 혼자서 영어로 아웃풋 내는 연습을 하고, 어느 정도 감수받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금까지는 꽤 만족스러운 영어 대화 연습 법이라고 봅니다. 여러분도 하루에 한 번씩 매일 하는 루틴과 챗지와 영어회화하는 것을 접목시켜서 '영어 습관' 하나를 만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요즘 최소한 이틀에 한 번은 이 방법으로 영어 연습을 하려고 하기에, 앞으로도 챗지 활용기와 팁들을 공유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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