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유영하기 위한 삶의 질서에 대한 이야기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이,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 p. 227)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빛 물고기 한 마리가 내 머릿속에서 녹아 사라지는 모습을 그려본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세계에 관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우리가 자연 위에 그은 선들 너머에 또 어떤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어떤 범주들이 무너질 참일까? 구름도 생명이 있는 존재일 수 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비로 내린다는데. 그건 정말이다. 바로 몇 년 전에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세상을 더 오래 검토할수록 세상은 더 이상한 곳으로 밝혀질 것이다.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 안에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잡초 안에 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얕잡아봤던 사람 속에 구원이 있을지도 모른다.(p. 263)
이 세상에서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기준에 얽매어 시선을 두고 가치 판단을 하면서 생을 일률적으로 살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 앞에서 수용하는 자세로 살아갈 때, 우리는 마치 물고기가 물속을 유영하듯 이 세상을 유영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나는 해골 열쇠를 하나 얻었다. 이 세계의 규칙들이라는 격자를 부수고 더 거침없는 곳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물고기 모양의 해골 열쇠. 이 세계 안에 있는 또 다른 세계.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고 하늘에서 다이아몬드 비가 내리며, 모든 민들레가 가능성으로 진동하고 있는, 저 창밖, 격자가 없는 곳.(p. 267)'
⠀
'이 사다리, 그것은 아직도 살이 있다.
이 사다리, 그것은 위험한 허구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그 허구를 쪼개버릴 물고기 모양의 대형 망치다.( p. 268)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밀러 #데이비드스타조던 #자연과학 #삶의 질서#whyfishdontexist #lulumiller #곰출판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