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단기 선교(출발)

(25.7.14-15)

by 밤안개
서울 노원구 교회 1층 앞에서 출발 전 찍은 사진

4개월간 준비한 아프리카 우간다선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팀은 어제까지 총 27개의 공용 캐리어를 만들고, 선교지에서 펼쳐질 5개 공연(인형극, 부채춤, 태권무, 칠교, 무언극)에 대한 최종 리허설을 마쳤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에 주님의 손길이 어떻게 더 해질런지요. 간밤에 아내는 선교지에서 부를 찬양을 늦게까지 준비하고, 저는 혹시 빠진 것은 없나 하고, 싸놓은 짐을 여러 번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했습니다.

1992년 아프리카 의료선교를 꿈꿔온 '우간다 백발의사' 유덕종교수는 어떤 마음으로 17시간이나 걸리는 이 우간다 땅을 마음에 품고, 가난한 고국보다 더 가난한 나라를 향해 주저 없이 떠났을까요? 여행이라기보다는 고생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우간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고 이런저런 생각들로 뒤적이다가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기대에 앞서 두려움이 밀려오지만, 여행 끝에 주실 하나님의 무언의 의도를 떠올려 보면, '머리보다 발을 먼저 디디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일행(20명)은 7월 15일, 0시 30분 에티오피아항공 ET673편으로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를 경유해서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Kampala) 엔테베(Entebbe) 공항까지 총 13시간을 이동합니다.(경유지에서 대기시간 포함 총 17시간 걸림)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제게는 작년 모로코여행 이후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두 번째 여행입니다. 은퇴 후 첫 해외여행을 왜 ‘아프리카의 흑진주’라고 애칭 하는 우간다로 보내시는지, 자꾸만 가난하고 척박한 곳으로만 가도록 하시는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14일 오후 6시 56분, 축복의 단비가 가물었던 대지를 살포시 적십니다. 교회 앞에서 사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짐을 싣고 45인승 버스는 인천공항을 향해 갑니다.(캐리어 53개, 사람 20명) 오래간만에 나무와 숲은 애타게 기다리던 단비로 해갈의 축복을 만끽합니다. 사람도 자연도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6시간 과거의 땅 우간다에서도 이 비처럼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성령이 먼저 우리가 밟을 그 땅에 임하셔서 알지도 못하고, 경험하지도 못한 생생한 주님의 계획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바울이 되어, 베드로, 안드레가 되어 척박하고 메마른 땅으로 복음을 들고 갑니다. 나는 어떤 전도자의 모습이던가요? 나는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그들처럼 신실했던가요?


공항으로부터 긴 불빛이 비춰옵니다. '저 빛은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꿈과 비전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는 어느덧 공항입구로 들어섰습니다. 선교가 시작됩니다. 작은 떨림이 가슴 저 밑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공항 대기 열 F번은 유색인종이 유독 눈에 띄네요. 이 낯선 모습이 곧 현실로 다가오겠지요. 우간다가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0시 30분 ET673 항공은 인천공항을 떠나 서쪽으로 향해 날아갑니다. 옆에 앉은 유색의 친구가 엄청 시끄럽네요. 전화 통화하는데 주변은 전혀 의식하지 않습니다. 특유의 몸 냄새로 후각은 마비되고, 귀는 소음으로 어지럽기까지 합니다. 가져온 귀마개로 귀는 막았는데 냄새는 영 해결이 안 되네요. 제게도 된장냄새가 배어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우리가 탄 에티오피아 항공 ET673편은 11시간 30분간을 비행 후 현지시간 새벽 6시에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서울처럼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벨트와 신발까지 탈탈 털어 몸수색당하며, '여기 보안도 깐깐하군, 뭔가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나 보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티오피아 경유지에서 우리는 3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는 여러 인종들로 바글바글 하네요. 2층 카페에서 비싼 에티오피아 커피를 서브메뉴와 함께 마십니다.(커피만 따로 주문이 안 돼서 무언가 다른 메뉴를 추가하여야 했음) 현지에서 마시는 에티오피아 커피는 신선합니다. 자리 앉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종업원이 식탁을 거칠게 닦아내고, 빈 의자를 확 빼버리네요. 우리는 잠깐 동안 강제 추방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가 됩니다.


경유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를 출발한 ET336 항공은 9시 40분 탑승을 시작해서 10시 35분 우간다 엔테베(Entebbe) 공항을 향해 이륙했습니다. 비행기는 작고 아담하지만 처음 탑승했던 비행기보다는 오히려 쾌적한 느낌이 드네요. 생각보다 늦은 12시 49분에 비행기는 우간다 엔테베(Entebbe) 공항에 도착했습니다.(경유지에서 2시간 14분 이동) 우간다는 서울과 에티오피아 처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짐을 찾는데 엄청 고생 중입니다. 짐 3개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목사님과 남자집사님 두 분이 짐 행방을 찾아 출국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시네요. 팀장이신 김집사님 인도로 기도합니다. "길을 만드시고, 인도하시는 주님 잃어버린 짐이 발견되는 역사가 있게 하옵소서"


16시 현재, 3시간 동안 공항에 발이 묶여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일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시고,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갑니다. 이제는 다리가 꽤 아파 오네요. 출국장 안쪽에 계신 분들께 톡이 왔습니다. "분실신고하고 달려가겠습니다." 한참을 우간다 친구들과 함께 창문을 통해 짐을 싣고 있는데 톡이 왔습니다. "짐이 내일 온다고 합니다." 4시간 만에 짐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우리를 실은 낡은 승합차는 엔테베공항에서 첫 선교지 루가지(Lugaz)를 향해 달려갑니다. 시골마을 루가지(Lugaz)는 전기가 안 들어오고, 물이 부족해서 샤워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지역입니다. 17시 공항을 출발한 버스는 오후 20시 30분, 3시간 30분 만에 루가지(Lugaz)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다 우리는 루가지 기빙트리학교 멤버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습니다. 선교라고 했지만 색다른 해외여행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들은 여기서 낮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 무슨 감동의 순간인가요. 우리가 언제 이런 낯선 이들로부터 이런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가요. 자연스럽게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정신없이 짐을 나르다 보니 여권 둔 가방을 둔 차가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아! 이런, 무슨 일인가!’ 연락한 운전기사는 차에 가방이 없다고 합니다. 이 이역만리에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지려는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주님은 왜 제게 주시는 것인지? 밤새 여권 때문에 한숨도 자지 못하고, 날이 밝아 옵니다.

춤과 노래로 우리 일행을 반겨주는 기빙트리학교 아이들과 부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