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무거움

감사합니다...

by 몰드브 회사원


유교사상의 영향일까. 한국인들은 칭찬을 받으면 그 칭찬을 부정하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엄청 꼼꼼하신 것 같아요. 어휴. 아니에요. 빠르게 인정하면 너무 잘난 척 하는 것 같아 보일까봐 지레 아니에요를 시전한다.


나는 반대다. 칭찬을 받으면 그 의미를 따지지 않고 '감사합니다'하고 대답한다. 내게 들어온 칭찬을 인정해서 그런건 아니다. 나는 '어휴. 아니에요.'라고 말했을 때 뒤에 이어질 상황을 피하고 싶다. 칭찬을 부정하면 상대방도 할 말이 없으니까 칭찬을 하는 이유에 대해 덧붙이게 될 것이다. 어색하니까. 그러면 나는 또 '어휴. 아니에요.'를 읊어야 하지 않는가.


나는 취미미술학원에 다니는데 한 타임에 5-6명이서 수업을 듣는다. 같은 수업에서 사람들은 각각 수채화, 아크릴화, 파스텔등등을 사용하며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시작시기와 끝시기도 제각각이다. 그림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미술 선생님은 '이거 보세요'하고 다른 수강생들에게 그림을 보여준다. 그러면 사람들은 '와 너무 잘 그리셨다.' '너무 멋있다.' 동시에 칭찬을 한다. 이 부분은 어떻고 저 부분은 어때서 멋있다고 감상평을 이야기해주는 분들도 있다. 어떤 때는 선생님이 '이거 보세요'라는 큐사인을 주지 않아도 수강생들이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그림을 감상하고 칭찬을 내놓기도 한다.


내색하지 않지만 나는 그런 상황이 어색해 돌아버릴 것 같다. 그러니까 내 '감사합니다'는 '더 이상 칭찬은 하지 말아주세요'하는 완곡한 표현이나 다름없다. 그냥 의례적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쿠션어처럼 사용하는 게 칭찬같아서 나를 향한 칭찬에 적응하기 어렵다. 거짓말에 응대해야 하는 연기자가 된 기분이다.


그런 마음이면 차라리 '어휴. 아니에요.'라고 반응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보다 내가 훨씬 더 칭찬에 박하고 인색하고 어색해한다. 그래서 나는 칭찬을 들으면 무거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