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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이닝' 해석과 아폴로 11호 조작설

영화 속에 숨겨진 감독의 위험한 자백

by 나이트 시네마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https://youtu.be/cVfbzHFGsHo


스릴러의 교과서이자 현대 공포 영화의 문법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작품, 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80년 걸작 '샤이닝'입니다. 최근 IMAX 재개봉을 기념해 애플TV에서 4K 버전을 구매하여 감상했습니다. 익히 들어온 명성이었지만, 작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왜 사람들이 '샤이닝'을 그토록 칭송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유령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압박감과 숨 막히는 미장센 덕분에 지금까지도 수많은 씨네필들에게 회자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티븐 킹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지만, 소설과는 전혀 다른 결의 공포를 선사하는 이 영화의 줄거리부터 제작 비하인드, 그리고 흥미로운 음모론까지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고립된 호텔, 깨어나는 광기

영화는 소설가 지망생인 잭 토렌스가 겨울 동안 폭설로 인해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는 오버룩 호텔의 관리인으로 취직하면서 시작됩니다. 잭은 아내 웬디, 그리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5살 아들 대니와 함께 이 거대한 호텔로 들어갑니다.


고요한 호텔에서 글을 쓰며 창작에 전념하려 했던 잭의 바람과 달리, 호텔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가족의 숨통을 조여옵니다. 과거 호텔에서 벌어졌던 끔찍한 살인사건의 망령들이 깨어나고, 잭은 점차 이성보다 광기에 지배당하기 시작합니다. 미쳐가는 가장과 그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가족들의 사투, 과연 이들은 출구가 없는 닫힌 미로에서 무사히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제목의 의미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 '샤이닝'이 단순히 빛나는 것을 의미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작품 내에서 이는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초능력 혹은 영적 교감 능력을 뜻합니다. 극 중 호텔 요리사 할로런이 대니에게 "너도 샤이닝을 가졌구나"라고 말하며,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즉, '샤이닝'은 대니를 포함한 몇몇 인물들이 가진 초자연적인 감각을 상징하는 키워드입니다.

배우들을 극한으로 몰아넣은 연출의 이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배우들의 명연기였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우선 잭 니콜슨의 연기는 압도적입니다. 완벽주의자였던 큐브릭 감독은 잭 니콜슨을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아넣어 실제 짜증과 분노를 끌어냈습니다. 특히 도끼로 문을 부수고 얼굴을 들이밀며 외치는 "Here's Johnny!"라는 대사는 당시 인기 토크쇼 자니 카슨 쇼의 오프닝 멘트를 잭 니콜슨이 애드립으로 소화한 것인데, 긴박한 살인 위협 상황과 유머러스한 대사가 충돌하며 기묘한 공포를 만들어냈습니다.


아내 웬디 역을 맡은 셜리 두발의 고통은 더욱 심했습니다. 큐브릭 감독은 그녀의 신경쇠약 상태를 리얼하게 담아내기 위해 촬영장에서 그녀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사소한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내며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웬디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뒷걸음질 치는 유명한 계단 장면은 무려 127번이나 재촬영되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였습니다. 셜리 두발은 촬영 기간 내내 탈모와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매일 12시간씩 울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아역 배우 대니 로이드에게는 정반대의 접근을 했습니다. 큐브릭 감독은 6살이었던 대니의 정서를 보호하기 위해 공포 영화가 아닌 호텔에 사는 가족 드라마를 찍는다고 속였습니다. 덕분에 대니는 공포를 연기하는 기교 대신 주어진 상황에 몰입한 순수한 리액션을 보여주었고, 이것이 오히려 더 섬뜩하고 사실적인 명연기로 남게 되었습니다.

원작자 스티븐 킹이 영화를 비판한 이유

아이러니하게도 원작자 스티븐 킹은 이 걸작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소설 속 잭은 원래 선량한 가장이었으나 호텔의 악령에 의해 서서히 타락하는 입체적인 인물인 반면, 영화 속 잭 니콜슨은 처음부터 광기 어린 인물로 묘사되었기 때문입니다. 킹은 큐브릭이 내 캐릭터를 왜곡했다고 비판했고, 1997년에 직접 TV 미니시리즈로 리메이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원작에는 충실했지만 영화적 평가는 큐브릭의 작품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현대 영화에 남긴 유산

'샤이닝'은 후대 영화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 도입부에 나오는 꼬불꼬불한 산길 장면은 '샤이닝'의 오프닝을 그대로 떠오르게 하며, '이블 데드 라이즈'의 엘리베이터에서 피가 파도처럼 쏟아지는 장면 역시 '샤이닝'의 유명한 장면을 오마주한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도 혁신적이었습니다. 대니가 세발자전거를 타고 호텔 복도를 달리는 장면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스테디캠 기법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카메라가 아이의 시선에 맞춰 낮게 깔린 채 흔들림 없이 뒤를 쫓아가는데, 바닥과 카펫을 오갈 때 들리는 드르륵거리는 소리의 변화와 코너를 돌면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긴장감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아폴로 11호 조작설

이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흥미로운 음모론이 있습니다. 바로 큐브릭 감독이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영상을 조작 촬영해주었고, 그에 따른 고백을 영화 속에 암호처럼 숨겨두었다는 주장입니다. 다큐멘터리 '룸 237'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 근거들이 꽤 구체적입니다. 대니가 입고 있는 니트에는 APOLLO 11 USA라는 문구와 로켓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는데, 대니가 천천히 일어나는 모습이 로켓 발사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또한 원작의 217호가 영화에서 237호로 바뀐 것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약 23만 7천 마일)를 암시하며, 호텔의 육각형 카펫 패턴은 아폴로호의 발사대 구조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잭이 타자기를 치며 겪는 창작의 고통은 감독이 국가 기밀을 유지하며 겪은 스트레스를, 창고 장면의 탕(Tang)이라는 오렌지 분말 주스는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식량을 은유한다고 봅니다. 과연 '샤이닝'은 단순한 공포 영화일까요, 아니면 내가 달 착륙 영상을 찍었다는 큐브릭의 은밀한 자백일까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작품의 가치

영화 후반부, 거울에 비친 REDRUM이라는 단어는 살인(MURDER)을 뒤집은 것으로, 잭의 잠재된 살인 본능이 폭발했음을 시각적으로 경고합니다. 결말에서 잭은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동사하지만, 영화는 1921년도 파티 사진 속에 있는 잭의 모습을 비추며 끝납니다. 이는 그가 죽어서 호텔의 수집품(악령)이 되었다는 뜻이자, 애초에 그가 호텔의 저주받은 역사의 일부였음을 암시하는 열린 결말입니다.


'샤이닝'은 갑작스러운 점프 스케어 대신, 날카로운 고주파 사운드와 완벽한 대칭 구도, 그리고 서서히 조여오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공포를 완성합니다. 1980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세련된 연출과 다양한 해석의 여지 덕분에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이 서늘한 공포를 직접 체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아폴로 11호 음모론이나 결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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