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상으로 본 MCU의 미래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한때 개봉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 극장가를 열광시키며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지난 몇 년간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스트리밍 서비스 출범과 함께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를 연이어 공개하며 세계관 확장에 속도를 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점차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예전만큼의 감동이 없다", "따라가기 벅차다"는 반응과 함께, 너무 많은 작품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개되면서 개별 작품의 완성도나 이야기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양보다 질, 영화 중심 전략으로 회귀
이러한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일까요? 최근 마블 스튜디오는 콘텐츠 전략에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TV 시리즈 제작 편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 다시 영화 중심의 전략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입니다. 특히, MCU에 대한 방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각 작품을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개별 영화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도한 콘텐츠 양산으로 인한 팬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다시 한번 작품의 질적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마블의 새로운 전략이 처음으로 적용된 작품이 바로 <썬더볼츠*>입니다. 과연 마블의 방향 전환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 속에서, <썬더볼츠*>는 북미를 중심으로 꽤 인상적인 흥행 성적을 거두며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6,210만 달러(한화 약 2,272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마블의 흥행 소식을 전했습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 역시 호의적입니다.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88%로 '신선함(Certified Fresh)' 등급을 받았으며, 실제 관객들의 만족도를 반영하는 팝콘 지수 역시 94%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실제 관람객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점수를 매기는 시네마스코어에서도 A- 등급을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는 분위기입니다.
캐스팅 비하인드: 스티븐 연과 센트리
<썬더볼츠*>와 관련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습니다. 바로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이 이 작품에 합류할 뻔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강력한 능력을 지닌 '센트리'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촬영 일정 문제로 최종 캐스팅은 불발되었습니다. <썬더볼츠*>는 당초 2023년에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당시 할리우드를 강타했던 미국 작가 조합(WGA)과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의 동반 파업으로 인해 제작 일정이 연기되면서 스티븐 연의 스케줄과 맞지 않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븐 연은 <썬더볼츠*>의 연출을 맡은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 이미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그는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에 출연하여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고, 이 작품을 통해 한국계 배우 최초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성난 사람들>은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8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만난 썬더볼츠
오랜만에 들려온 마블의 흥행 소식과 호평 세례에도 불구하고, <썬더볼츠*>를 보기 전에는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이었습니다. 최근 MCU 작품들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영화 개봉 당일 저녁에 가족 해외여행 출국이 예정되어 있어, 아침 일찍 조조 영화로 관람하는 다소 무리한 일정을 감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무리해서라도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이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관람 후에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상처 입은 영웅들의 이야기
<썬더볼츠*>가 기존 MCU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지점은 바로 '상처 입은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어벤져스와 같은 완벽하고 이상적인 영웅 서사가 아니라, 저마다 트라우마와 결함을 가진, 어딘가 불안정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인물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루고, 서로 부딪히고 이해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영화의 중심에는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분)가 있습니다. 그녀는 언니이자 블랙 위도우였던 나타샤 로마노프를 잃은 깊은 슬픔과 상실감, 그리고 '레드룸'에서 보낸 끔찍한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 감각과 강인함을 잃지 않는 복합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플로렌스 퓨는 이러한 옐레나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고 설득력 있는 연기로 완벽하게 구현해냈습니다. 영화 초반, 목적 없이 표류하는 듯 보이던 옐레나는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팀원들을 만나면서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결국에는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플로렌스 퓨의 눈빛과 표정 하나하나가 옐레나의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고, 왜 그녀의 연기가 극찬받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옐레나와 함께 <썬더볼츠*>의 또 다른 핵심 축을 이루는 인물은 루이스 풀먼이 연기한 '밥 레이놀즈', 즉 센트리(Sentry)와 보이드(Void)입니다. 영화 초반, 그는 미스터리한 과거를 지닌 청년 '밥'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 겪었던 마약 중독과 아버지의 학대라는 깊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며, 발렌티나(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분)가 주도한 비밀 슈퍼 솔져 실험의 대상이 되어 거의 신적인 힘을 가진 존재 '센트리'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게 된 정신적 불안정으로 인해 '보이드'라는 파괴적이고 어두운 또 다른 자아를 함께 갖게 됩니다. DC 코믹스의 슈퍼맨을 벤치마킹한 캐릭터로 알려졌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이 어둠의 자아 '보이드'가 센트리를 단순한 모방이 아닌, 독창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영화의 메인 빌런 역할을 하는 보이드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주인공 내면의 트라우마와 고통이 형상화된 존재라는 점에서 기존의 빌런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보이드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마치 검은 가루처럼 만들어 사라지게 하는데, 이는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대상의 트라우마 속으로 끌어들이는 설정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가 다루고자 하는 내면의 상처와 극복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썬더볼츠*>는 센트리와 보이드를 통해 자기 안의 트라우마, 즉 내면의 어둠과의 싸움이라는 다소 무겁고 심오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특히 밥의 내면세계, 보이드와의 갈등을 묘사하는 장면들은 마치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연상시키는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연출로 표현되었습니다. 염력을 사용하듯 주변 사물들이 날아와 캐릭터들을 공격하는 장면들은 CG가 아닌 실제 소품을 활용하여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노력이 화면의 현실감과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루이스 풀먼은 밥의 연약함과 순수함, 보이드를 향한 공포, 그리고 센트리로서의 압도적인 힘과 불안정성을 넘나드는 복잡한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관계의 변화: 옐레나와 밥의 유대감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 중 하나는 단연 옐레나와 밥의 관계입니다. 영화 초반, 저장 시설의 좁은 통로를 탈출하기 위해 서로 등을 맞대고 기어오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는 겉보기에는 협력하는 모습이지만, 아직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완전히 연대하지 못하고 있는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위기를 함께 겪고 서로의 깊은 아픔을 공유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동료애를 넘어선 유대감으로 발전합니다. 영화 후반부, 폭주하려는 밥(센트리)을 옐레나가 뒤에서 끌어안아 진정시키는 장면은 이러한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순간, 두 사람은 마침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로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함께 극복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은, 초반 저장소 탈출 장면과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주제 의식을 강하게 전달합니다.
인물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연출은 이후에도 등장합니다. 보이드가 도시에서 혼란을 일으킬 때,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이 시민들을 덮치려는 위기의 순간, 썬더볼츠 팀원들은 힘을 합쳐 이를 막아내고 넘겨버립니다. 그리고 넘어진 콘크리트 조각 너머로, 모든 팀원들이 같은 방향을 응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깁니다. 이는 그들이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진정한 동료가 되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인상적인 연출이었습니다. 결국 <썬더볼츠*>는 외부의 빌런을 물리치는 전형적인 히어로 서사라기보다는, 깊은 상처를 가진 '밥'이라는 인물을 구원하는 과정에 집중하며, 액션보다는 캐릭터들의 감정적인 해소와 성장을 통해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인상적인 액션
<썬더볼츠*>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액션 연출입니다. 물론 센트리/보이드가 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CG가 활용되지만, 전반적으로는 CG 사용을 절제하고 실제 스턴트, 세트 촬영, 그리고 맨몸 액션에 더 비중을 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 옐레나가 좁은 복도에서 다수의 적들과 싸우는 시퀀스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롱테이크처럼 보이는 연출 속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맨몸 액션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강렬한 타격감을 선사했습니다.
이 장면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의 유명한 '장도리 씬'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는데, 실제로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올드보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와이어 액션이나 화려한 CG 효과보다는 배우들이 직접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날것 그대로의 액션이 훨씬 더 현실감 있고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도 현실적인 톤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전반적인 화면의 색감은 차분하고 어두운 편이었으며, 액션 장면에서도 과장보다는 실제적인 느낌을 살리려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이러한 연출과 톤은 영화의 중심 주제인 트라우마, 내면의 고통과 같은 무거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극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조성했습니다. 최근 MCU 영화들의 캐릭터 능력치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액션 연출이 과도하게 CG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던 것과 달리, <썬더볼츠*>는 좀 더 현실적이고 '날것'의 느낌을 살리려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쉬움: 태스크마스터의 허무한 퇴장
물론 <썬더볼츠*>가 완벽한 영화는 아닙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태스크마스터' 캐릭터의 활용과 퇴장 방식입니다. 태스크마스터는 영화 <블랙 위도우>에서 비극적인 사연과 함께 등장했던 캐릭터로, 레드룸의 세뇌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았기에 이번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태스크마스터 역시 옐레나처럼 레드룸의 피해자이며 깊은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입니다. 옐레나와의 관계를 통해 서로를 치유하거나, 혹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태스크마스터는 발렌티나가 파놓은 함정 속에서 벌어지는 팀원들 간의 혼란스러운 싸움 도중, 너무나 허무하고 갑작스럽게 고스트의 총에 맞아 사망합니다. 이후 그녀의 죽음에 대한 언급조차 거의 없이 그대로 잊혀지는 전개는 당혹스러웠습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지만, 캐릭터가 가진 서사적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너무나 소모적이고 안타까운 퇴장이었습니다. 이는 영화의 핵심 주제인 '상처와 치유'와도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었으며, 오히려 이 주제를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캐릭터를 너무 쉽게 소모했다는 점에서 <썬더볼츠*>의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듯합니다.
제목의 별표가 의미하는 것
영화의 제목 <썬더볼츠_> 뒤에 붙은 별표는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썬더볼츠'라는 이름은 영화 속에서 팀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팀원들이 임시로 지은 이름에 가까웠고, 영화 후반부에 발렌티나는 이 팀을 대중에게 '뉴 어벤져스(New Avengers)'라는 이름으로 공식 발표해 버립니다. 즉, '썬더볼츠'는 공식화되지 못하고 마치 각주처럼 처리된 이름인 셈입니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별표는 "더 나은 이름을 찾을 때까지 임시로 사용한다"는 의미를 담아 초기 기획 단계부터 구상했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이는 팀의 불안정하고 비공식적인 성격을 상징하는 동시에, 추후 팀명이 변경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복선 역할을 하는 재치 있는 장치였습니다.
쿠키 영상
<썬더볼츠*>에는 총 2개의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쿠키 영상은 가벼운 유머를 위한 장면이었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등장하는 두 번째 쿠키 영상이 앞으로의 MCU 전개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발렌티나가 썬더볼츠 팀을 '뉴 어벤져스'로 명명하여 발표하자, 2대 캡틴 아메리카인 샘 윌슨(앤서니 매키 분)은 '어벤져스'라는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해 버리는 다소 옹졸해 보이는(?) 대응을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서 어벤져스를 재결성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공식 팀이 등장하자마자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상표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뉴 어벤져스(New Avengers)'의 스펠링을 'New Avengerz'로 바꾸자는 농담을 하는데, 이러한 말장난 개그가 소소한 재미를 더합니다. 이로써 앞으로 MCU에는 뉴 어벤져스와 샘 윌슨이 이끄는 어벤져스, 두 개의 팀이 존재하게 되며 이들 사이의 갈등과 경쟁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쿠키 영상의 마지막, 지구 궤도에 접근하는 정체불명의 우주선이 감지되는데, 이 우주선에는 '판타스틱 4'의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이는 드디어 판타스틱 4가 MCU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됨을 강력하게 암시하며 마무리됩니다. 최근 공개된 <판타스틱 4> 예고편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지만, 이들의 등장이 MCU에 어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MCU의 의미 있는 전환점
<썬더볼츠*>는 MCU가 잠시 잊고 있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할 수 있으며, 그 이야기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스펙터클이나 기존 팬들을 위한 서비스에 기대기보다는, 상처 입은 캐릭터들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고 그들의 연대와 치유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태스크마스터의 아쉬운 활용과 같은 단점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플로렌스 퓨와 루이스 풀먼을 비롯한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열연, 현실적이면서도 임팩트 있었던 액션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트라우마와 정신 건강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려는 시도는 이 영화를 MCU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오랜만에 만나는 '영화다운' 마블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최근 히어로 장르 전반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썬더볼츠*>가 그려낸, 상처받고 결함 많은 인물들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일어서는 모습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완벽한 영웅들의 활약보다 더 깊은 울림과 공감을 주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마블이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을 되찾기를, 조심스럽게 희망을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