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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후기

글로벌을 홀린 K-컬처 파워

by 나이트 시네마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https://youtu.be/0jztSjpe-dk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감상하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처음 이 작품의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제목 자체가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고, 마동석 배우의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와 묘하게 겹치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죠. 최근 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에, 단순히 그 인기에 편승하려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품이 공개된 후의 반응은 심상치 않았습니다. 41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며칠째 글로벌 정상을 지켰고, 로튼 토마토 같은 평점 사이트에서도 전문가와 관객 모두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저 역시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딸아이와 함께 감상하게 되었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의 편견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오히려 이렇게 매력적인 애니메이션이 한국이 아닌 넷플릭스와 소니 같은 해외 제작사의 손에서 만들어져 우리에게 역수입되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줄거리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헌트릭스'라는 이름의 슈퍼스타 케이팝 걸그룹 멤버인 루미, 미라, 조이가 사실은 세상을 위협하는 악령들을 물리치는 '데몬 헌터'라는 비밀을 가지고 활동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어릴 적 즐겨 보던 마법 소녀물에 케이팝이라는 양념을 한 스푼 더한 설정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놀라운 디테일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한국 문화에 대한 아주 세심하고 깊이 있는 묘사였습니다. 해외에서 만든 한국 배경의 콘텐츠들을 볼 때면 간혹 어색하거나 고증이 잘못되어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남산서울타워나 기와집 같은 배경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나 호랑이 같은 우리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하는 방식도 아주 똑똑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전주 사람 비빔밥 안 먹고 대구 사람 팔공산 안 간다'는 말처럼, 정작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무심코 넘어갈 법한 것들이 해외 사람들의 눈에는 특별하게 보여 오히려 디테일들을 더 잘 포착하고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을 포함해 한국계 제작진이 정말 많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보는 내내 느껴져 괜히 마음이 흐뭇해졌습니다.

매력적 포인트

캐릭터들의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인 루미, 미라, 조이는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합니다. 특히 캐릭터들의 비주얼을 만들 때 실제 케이팝 아이돌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합니다. 블랙핑크, 트와이스, 있지 같은 걸그룹은 물론, BTS, 스트레이키즈 같은 보이그룹의 모습도 참고했다고 합니다. 경쟁 보이그룹인 '사자 보이스'의 멤버 '진우'를 디자인할 때는 배우 차은우 씨나 남주혁 씨를 참고하여 고전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미남의 모습을 만들어냈다고 인터뷰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대체 어디가 고전적이면서도 한국적인지 모르겠는 순간 조국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케이팝 퍼포먼스 장면들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마치 실제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나 콘서트 무대를 보는 것처럼, 안무의 동선이나 멤버들의 표정 연기, 화려한 무대 연출까지 정말 실감 나게 표현했습니다.


영화 음악 대부분을 더블랙 레이블의 프로듀서 테디가 담당했고,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 씨가 OST에 참여하는 등 실제 케이팝 씬의 전문가들이 힘을 보탰다고 합니다. 어쩐지 영화에 나오는 노래들이 하나같이 중독성이 강하다 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거죠. 실제로 '골든'이나 '소다팝' 같은 곡들은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가 며칠 만에 수백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성장 서사

이야기 자체도 단순히 악당을 물리치는 것을 넘어, 나름의 성장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루미는 악귀와 혼혈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멤버들에게조차 숨겨야만 하는 고통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이 비밀이 결국 루미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또 멤버들과의 우정을 어떻게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자신의 상처와 비밀까지도 온전히 자기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는 한 소녀의 성장 서사를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영화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마법 소녀 장르의 기본적인 틀을 충실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어른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예측 가능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항마력 딸린다'고 표현하는 지인도 있더군요.


하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대단한 작품성이나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을 가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아주 영리한 상업 애니메이션에 가깝습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신나는 음악,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우정과 성장의 메시지까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아주 효과적으로 잘 버무려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습니다.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어김없이 중국에서 또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전통 매듭이나 호랑이, 건축 양식 같은 것들이 전부 자신들의 고유문화인데 한국이 훔쳐 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결국 불법적인 경로로 영화를 보고 나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누가 누구에게 도둑질을 이야기하는 건지 참 씁쓸한 웃음이 나오더군요.


또 다른 비하인드로는, 주요 인물들이 아육대(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원래는 이 장면에서 주인공인 루미와 진우가 양궁 경기를 하며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 설정이었는데,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 장면을 본 넷플릭스 및 소니 픽처스 경영진들이 "갑자기 왜 올림픽처럼 달리기, 허들, 양궁을 하고 있냐"며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한데 해외에서 보기에는 생소했나 봅니다. 이에 따라 해당 장면은 최종적으로 삭제되고, 보다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팬사인회 이벤트로 대체되어 우리가 보게 된 합동 팬사인회라는 이상한 장면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아트디렉터가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메시지도 화제였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남산타워 저작권 허가를 얻어서 백만배는 수월했습니다…보고있니 롯데타워?”라고 썼는데, 이는 롯데월드타워를 작품에 등장시킬 계획이었지만 저작권 문제를 해결 못 해 남산서울타워로 바꿨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롯데월드타워를 소유하고 있는 롯데물산 관계자는 “해당 작품으로부터 어떤 문의도 받은 적이 없으며 저작권을 이유로 영상 활용을 제한한 바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영상물 촬영이나 CG 활용 요청이 들어올 경우 별다른 제약 없이 협조하고 있으며 무단 사용의 경우에도 상업적 이용이 아니면 문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제 지인이 후속작에서는 롯데타워를 꼭 써달라는 의미로 들린다고 하더군요. 지금의 흥행과 화제성을 본다면 후속작이 안 만들어지는 것이 더 이상할 것 같은데, 과연 후속작에는 롯데타워가 등장할지 지켜보겠습니다.

결론

정리하자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처음 가졌던 선입견과는 달리 아주 잘 만들어진, 정말 재미있는 팝콘 무비였습니다. 대단한 작품성이나 깊은 철학을 기대하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K-콘텐츠 소재의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분들, 화려한 영상과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싶은 분들께는 최고의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케이팝 팬이시라면 곳곳에 숨겨진 실제 아이돌들의 오마주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입니다. 저희 딸도 최근에 본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더 재미있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미 작품 마지막에 후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도 나왔는데, 지금의 인기에 힘입어 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다음 이야기를 조만간 또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혹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셨는지 자유롭게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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