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끝과 시작 사이

by 오운다
Caspar David Friedrich-Woman at a Window 1822 R B.jpg Caspar David Friedrich, <Woman at a Window>, 1822, Staatliche Museen zu Berlin.

12월 31일


Caspar David Friedrich의

〈Woman at a Window〉


창밖을 바라보는 여인의 뒷모습.

그녀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지나간 것들일까,

아니면 다가올 것들일까.




Semisonic의 노래 'Closing Time'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Every new beginning comes from
some other beginning's end.

(모든 새로운 시작은 다른 시작의 끝에서 온다)


12월 31일.

달력상으로는 그저 하루가 지나는 것뿐인데

우리는 이날을 특별하게 느낀다.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고

시작이 있어야 끝도 의미가 생긴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1월 1일 0시는 어제와 다를 게 없다.

지구는 여전히 태양 주위를 돌고

시간은 멈춤 없이 흐른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런 '구분'이 필요한 것 같다.


끝과 시작

작별과 만남

정리와 다짐


그래야 변화가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야 다시 걸어갈 힘이 생긴다.




창밖을 바라보는 여인처럼,

우리도 오늘 잠시 멈춰 선다.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시간을 바라본다.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어제와 같을지 모르지만,


그 창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조금씩 달라져 있다.




한 해가 끝난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온다.


모든 끝은 다른 시작의 끝에서 왔고

모든 시작은 다른 끝에서 온다.


창밖을 바라보는 그 시간만큼은

잠시 멈춰 서서

내 안의 끝과 시작을 바라볼 수 있기를.


2025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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