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의 독서
한 줄 소감 :
열심히 살고는 싶은데 왠지 모르게 무기력하고 답답하다면
이 책은 KBS 라디오 '작은 서점'을 듣다가 알게 되었다. 책을 소개하는 코너에 출연진으로 나온 모 출판사의 대표가 추천한 것인데, 책 제목과 내용 자체는 굉장히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그 내용이 굉장히 솔깃했다.
책의 저자는 아놀드 베넷이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영국 국적의 소설가인데, 고단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견디며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에 매진하여 결국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1867년생이니 지금으로부터 무려 160년 전에 태어난 인물이다.
160년 전의 작가가 쓴 시간관리에 대한 내용은 결코 빛바래지 않은 채 여전히 빛을 발한다. 작가는 이 책의 독자를 '양심에 거리끼지 않을 정도로만 일에 매진하는, 일을 즐기기보다는 지겨워하는 평범한 직장인', '세월은 흐르는데 제대로 이룬 것은 없이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남이 시키지 않아도 일에 진심인 사람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닌, 무기력함에 젖은 다수의 사람들, 시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뭔가를 열망하기만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부자든 빈자든, 국적이 어떻든, 성별이 어떻든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매일같이 새로이 주어진다. 작가는 시간을 '삶이 나를 위해 선사한 비매품', 오로지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용품'이라고 표현한다. 대단히 규칙적이지만 잔인할 정도로 철저히 제한되는 공급을 기반으로 한 하루 24시간으로 우리는 모든 지출 항목을 제대로 관리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삶은 엉망진창이 된다. 그럼에도 세상 사람들은 '돈 관리법'에 대해서는 열변을 토하면서도 '시간 관리법'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으니 참으로 이상하다고 주장하는 작가는 곧이어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 돈이다. 그러나 시간은 그렇지 않다. 당신은 하루 24시간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그럭저럭 '있을' 뿐인가?
업무 이상의 무언가를 성취해 내고픈 마음, 청춘은 쏜살같이 지나가는데 이룬 것은 없어 초조한 마음, 이것을 작가는 '지적 호기심'이라고 말한다. '삶을 강하게 인식하는 마음'을 가진, 즉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일종의 보편적 지식욕을 가진 자들로서, 일 말고도 인생에서 추가적인 무언가를 더 이루어내고 하고 싶어 한다(이 대목이 정말 좋았다. 나를 알게 모르게 괴롭히던, 인생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느낌에 시달리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생각만 그렇게 할 뿐, 뭔가를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
요즘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책. 이 책에서는 낭비하는 시간을 되찾는 법,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법, 작은 성공들을 모아가는 법, 자신을 성찰하고 예술적 안목을 키우는 법 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진다. 작가는 서문에서 '삶 전체의 균형을 적절하고 현명하게 맞추는 일이 오롯이 평소와 다른 시간에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독후감을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차를 한 잔 마시며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