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사년 구월 십일일, 십이일
사람들은 관심을 원한다. 좋아요에 동요하는 마음. 인간이란 어쩔 수 없나 보다.
구독, 좋아요, 알람 설정이 돈벌이가 되는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면 성공을 말하는 세상.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들은 남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참 별난 세상이다.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눌러주는 게 맞을까? 어떻게 보게 된 걸까? 구독은 왜 해주신 걸까?
저장만 해오던 글을 발행하기 위해 작가 신청을 했고, 브런치 작가가 됐다. 남들에게 보여줄 만한 글은 아니란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발행하기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미처 다 쓰지 못한 제목 없음 글과 다 쓴 글을 구분하고 싶었다. 그동안 띄엄띄엄 마음 내킬 때 쓴 글들을 한꺼번에 발행한 이유다. 지금 쓰는 이 글까지 발행하면 딱 스무 개의 글이 완성된다. 완성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지는 않지만.
작가가 됐다는 알람을 본 순간 왠지 모를 기쁨이 찾아왔다. 마침내 글을 발행할 수 있게 되었구나. 좋다.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별로 와닿지 않을 때쯤 좋아요 알람이 뜬다.
흠칫. 아니 왜?
광고인가 싶기도 하다. 사람들을 향한 믿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내 멋대로 생각하는 거일 수도 있지만. 인터넷 공간에서의 사람들을 믿기란 어려운 일이다. 진심으로 내 글에 공감하고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너무 삐딱한 시선일까? 그렇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좋아해 주신 분들의 마음에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세상에는 믿을 사람이 많이 없다.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 될 수도 있으니까.
길을 걷다가 길을 물어보는 사람을 만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갑자기 혹시... 20대세요? 디자인 전공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얼마나 무서운지 아시는 분?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언제 어디서 곤경에 처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모르는 사람에게 호구조사를 당하기 시작하면 사이비를 만났다는 생각에 서둘러 도망간다. 이십 대 여성이 홀로 밤길을 걷고 있을 때 말 걸지 마시길.
그 어디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다. 알게 모르게 가족들에게 얽매이고, 대놓고 회사에 얽매이는 삶으로 충분하다. 종교나 단체에 얽매일 만큼의 여유란 게 없습니다. 절 가만히 내버려두세요.
그럼에도 얽매이고 싶은 게 있다면 SNS가 아닐까. 현대인의 가장 큰 적. 소셜 미디어. 나를 자랑하고 나를 선보이는 공간.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창구.
SNS의 부정적인 기능을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SNS는 필요하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저장하고 기록하는 수단으로 그만한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SNS는 읽씹도 안읽씹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단 말인가. 댓글은 달고 싶을 때 달고, 좋아요는 누르고 싶을 때 누르면 된다. 내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화면 너머에서 오는 좋아요를 바라보며 글을 좀 더 성실히 그리고 맥락 있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러니 다듬어지지 않은 저의 생각을 읽고 자유롭게 눌러주시는 좋아요는 환영합니다.
좋아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