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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0. 2024

인생, 노잼

이천이십사년 칠월 십삼일 새벽 두시

인생 노잼시기.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는 듯.


핑계가 아니라 정말 일이 너무 많아서 일만 하다 하루가 끝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회사를 간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여유란 것이 별로 없었기에 여유시간이 생기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이 딱 그렇다. 곧 다시 시작되는 드라마를 맡게 되면 바빠질 것이다. 방영 중인 드라마가 없는 지금은 나름 괜찮다. 조금 여유로운 것 같다. 물론 오늘은 오랜만에 퇴근 후 일을 해야 했지만. 새벽 한시가 되어서야 진짜 퇴근을 했다.


여름휴가를 여름에 쓰는 게 처음이다.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일정을 맞춰 여름휴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친구는 회사에 붙잡히고 말았다. 망할 회사 같으니라고. 같이 못 가게 됐다. 친구가 너무 미안해하길래 괜찮은척했다. 친구 탓은 아니니까 진짜 괜찮았다. 혼자 해외여행을 가보고도 싶었거든. 하지만 막상 혼자 갈 생각을 하니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아지며 썩 괜찮지 않은 기분에 사로잡혀버렸다. 혼자인 기분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누구보다 잘 쓰고 싶어서일까. 아마도 그렇습니다.


작년에는 혼자 제주도를 다녀왔다. 계획에 없던 여행이었다. 언젠가는 꼭 혼자 여행을 가보고 싶었기에 혼자 가는 여행을 선택했고, 그 결과 대성공이었다. 어디에서도 못할 경험을 잔뜩 하고 왔다. 좋은 추억이 되었다. 혼자 제주도를 다녀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여행의 과정 속에서 문득문득 외롭다는 기분이 들었기에 혼자 가는 여행은 이제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 해외여행을 혼자 가게 생겼다. 앞서 말했듯 혼자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긴 하지만, 외로울 것 같아 고민이 된다. 9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아무런 계획이 없다. 먼 곳을 가기에는 짧고, 가까운 곳을 가기에는 긴 시간. 막막하다.


도파민 없는 삶은 지루하다. 재밌는 게 없다. 마지막 회만 남겨둔 디즈니+의 '완다비전'을 제외하고.


취미생활이라고 하면 여행과 뮤지컬. 그리고 덕질 정도. 이마저도 지금은 흥미가 떨어진 상태이고, 더욱이 최근 들어 회사 생활도 별로였기 때문에 기분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노잼시기을 벗어나야 한다. 혼자 가는 여행이 효과가 있을까? 일단 어디로든 떠나야 하기에 비행기표를 검색하고 또 검색하는 중이다.


걱정 없는 삶이면 좋겠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재미를 좀 느끼고 싶다. 인생 참 어렵네. 다들 뭐하고 사세요?


나에게 주어진 20대를 잘 지내고 싶다. 20대가 안 끝났으면 좋겠다. 20대에 하고 싶은 건 다해보고 싶다. 20대의 특권을 누려야만 한다. 어렵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내일은 뭐 하지? 일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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