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혼자가 아니다.

by 디셈버리

혼자가 되었다.


누군가 이혼 사유를 물어보면, 며칠 밤을 새워서라도 할 말이 산더미였다. 물론 상대방만 잘못한 것은 아니라며, 일단은 나를 착한 인간으로 포장해 놓고 시작했다.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야. 너를 사랑한 게 맞긴 한 거야?

-어떻게 너한테 그럴 수 있었을까?

-잘했어. 그런 사람이랑 살았으면 지금 더 바닥을 찍었을 거야.


그런 말이 듣고 싶었나? 그렇다면 그런 말을 듣고 나서, 그때의 내 마음은 나아졌던 것일까.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다. 어차피 실컷 떠들고 혼자 남은 밤은, 외로웠고 참을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그래서 원망은 그만두기로 했다.


-그 사람을 선택한 것도, 긴 시간 동안 문을 열고 나오지 못했던 것도 전부 내 탓이야. 그러니까 충분히

감당해 보자.


우울함에 빠져들고 싶었으나 순식간에 잠에서 깨면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날들이었다.

몸이 힘들면 생각도 덜 날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런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났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타인이 된 우리 사이에는 아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싱글맘으로서 새롭게 인생을 리셋했다.


내 옆에는, 나만 바라보는 천사같은 아기가 있었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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