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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Nov 30. 2020

만족스러운 소비 하기

 오늘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니 700여 만원이 있다. 처음 이 회사 들어올 때 100만 원이 있었고, 엊그제 6번째 월급을 받았으니 한 달에 100만 원씩 착실하게 모아 온 셈이다. 월세, 관리비 내면서 이 정도 모으려면 아무래도 조금 자제하고 살게 된다. 그래도 인내심과 자제력은 타고나서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게 어렵거나 불행하진 않다. 그래도 쓸 만큼은 쓴다. 그리고 지구에 쓰레기를 늘리고 싶지 않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내 소비습관도 저축에 한몫했다. 앞으로 직장에 계속 다니는 한 이대로 꾸준히 저축도 하고 재테크도 배워 볼 생각이다. 


 통장에 불어나는 잔고를 보면 흐뭇하다가도 한편으로 '손실'에 대해 더 예민해지는 것을 느낀다. 우스갯소리로 사회생활할 때보다 대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할 때가 더 풍족하다고 한다. 대학 때는 아르바이트해서 월 30만 원을 벌어도 마음만 먹으면 30만 원짜리 신발을 산다. 다음 알바 월급날까지 남은 돈으로 어떻게든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 저금할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턱없이 작은 돈으로는 모아봤자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역설적으로 그 돈을 잃는 것에 예민하지 않다. 


 물론 지금의 나도 마음만 먹으면 그럴 수 있지만 마음만 먹어서는 안 되고 남은 월급 날짜와 빠져나갈 금액, 이번 달 저축액 등을 계산 후 2주 정도 심사숙고한 후 지른다. 그 물건을 내 돈과 교환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이 그렇게 클까? 를 주로 고민한다. 내가 번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알뜰하고 현명하게 나눠 쓰고 싶다. 미래에 나는 이 돈으로 여행하고, 투자도 하고 반려견 병원도 가야 하고 숲이 보이는 커다란 창이 달린 집도 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게 정말 필요 없는 소비는 줄여야 한다.


 사고 싶은 물건을 다 사는 것보다, 갖고 싶은 물건을 고르고 골라 한 달 동안 고민하고 샀는데 내가 딱 원하던 만큼 만족스러울 때가 더 행복한 걸 보면 난 타고난 알뜰 맨인가 보다. 아직 돈 번지 얼마 되지 않아 저축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 돈 불리는 방법을 공부해서 알뜰하고 현명한 월급쟁이가 되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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