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
우리 엄마는 요양보호사로 일하신다.
전화 통화를 하다 보면,
가끔 요양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듣게 된다.
엄마는 삶의 끝자락에 모여든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을 하신다고 한다.
어떤 분들의 끝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하지만,
또 어떤 분들의 끝은 너무나 외롭다.
침대 옆에 놓인 물건들,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들,
그리고 많은 후회와 회상들.
꽤 많은 분들이 후회 때문에 괴로워하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죽는다.
그러나 반대로 밝고 명랑하게,
또는 덤덤하게 끝을 맞이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입원한 지 한 달 만에
준비되지 않은 임종을
혼자 갑작스럽게 맞이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엄마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만가만히 마음의 결정을 내리곤 한다.
외롭지 않게 떠나고 싶다면
따뜻하게 베풀며 살면 된다.
갑작스럽지 않게 떠나고 싶다면
병원에 자주 가서 꾸준히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밝고 명랑하게 혹은 덤덤한 끝을 꿈꾼다면
후회할 일을 줄이면 된다.
다른 것은 모르겠다.
아무리 베풀어도 혼자일 수 있고
병원에 꾸준히 가도 갑작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내 삶을 후회하고 싶지 않다.
그게 가장 큰 벌이 될 것 같다.
그런 끝은 정말이지 너무 잔인하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한 죄로
나는 괴롭게 죽어가야 한다.
그러니, 오늘도 부지런히 나를 사랑하고 아끼자.
마지막은 온전히 나만의 몫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