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랗게 웃어요

애써

by 은하수

어머니

나를 왜 낳았나요

뽀로통 묻는 내게


모진 세월 백발이 된 된 나의 어머니는

덤덤히 말씀하셨어


생기니까 낳았지

네 위로 두 명이 더 있었어

낳고 나니 숨을 쉬지 않아

널 낳고선 안도의 눈물을 흘렸지


처음 젖을 물리며

아가, 울지 마라

살다 보면 울 일이 많아

오늘은 기쁜 날

건강하게 와줘서 고맙다 인사했지


어머니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살고 싶지 않아요

말하려다 삼켰지


아가 밥을 왜 이렇게 못 먹어

좋아하는 누룽지 끓였어

후루룩 마셔보렴


냄비 밥 부러 눌린

누룽지 마시며

어머니 오래 사세요

효도할 때까지 건강만 하세요

애써 웃어 보였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남아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따뜻한 밥 한 끼

맛나게 먹어 주는 걸로 다하는 효


어머니 미안해요

아픈 가슴 내색 못 하고

동그랗게 살게요 어머니처럼 웃고


한 겹 두꺼워지는 화장

뒤돌아 흘리는 눈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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