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뉴욕
코로나 전에 뉴욕은 나에게 특별한 도시였다. 인턴쉽을 한 도시이고, 유학시절 수십번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했다. 20대의 전부를 모두 뉴욕에 미쳐있었다. 내 삶의 모든 기준은 뉴욕에 집중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내가 나이가 들고 한국에서의 삶이 업그레이 되는 동안 뉴욕은 물가도, 치안도 다운그레이드 되어있었다. 더이상 뉴욕이 한국에 비해서 따라하고 싶고 빨리 읽을 수 있고 편하고 좋은 것들이 많지 않아졌다.
칙필레는 맛으로 가기보다 안가면 괜히 서운해서 찾게 된다. 늦은 밤 친구와 야식을 먹을까하다가 우버잇츠의 팁을 생각해서 걸어 갔다왔다. 배달비가 붙는데 배달에도 팁이 꼭 필요한 이상한 문화는 코로나부터 테이크아웃 음식에도 반강제가 되었다. 15%도 줄수 있었지만 이제는 18%가 최소이고 아이스크림을 퍼서 주는 곳도 팁 줄래? 라고 면전에다가 대고 화면을 누르게 한다. 코로나 이후 팁플레이션 역시도 높아진 외식물가와 추가 되는 팍팍해진 뉴욕을 보여주고 있었다.
뉴욕이니까 이런 고물가와 몇배가 오른 외식비, 팁플레이션등을 견딘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였으면 관광객들이 돈을 쓰러 오는 이 수요에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대체제를 찾았으리라. 이리도 맛있는 요거트가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도 공구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센트럴파크의 오전 7시는 진짜 뉴요커들을 만날수 있는 기회다. 그들이 얼마나 삶을 절절하고 열심히 살아가는지 엿볼수 있고 같이 동기부여되어 이 악물고 뛰게 된다.
잠깐 호텔에서 숨돌리고 동네에 있는 gx수업을 듣는다. 운동에 진심인 뉴요커들은 코로나 이후 건강에
더 진심이 되었다. 홀푸드 같은 프리미엄이 붙는 라이프스타일 슈퍼마켓부터 alo 요가같은 운동특화된 옷가게까지 이제 계산대 주위엔 초콜렛 대신 단백질 파우더와 콜라겐이 합쳐진 제품들이 들어가있다. 건강은 건강이지만 van leewen의 달지만 머리띵하게 달지 않은 jmt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봐야하는 필수 코스다.
이런 집에 살려면 얼마나 돈을 모아야할까? 자산 증식의 목표는 끝이 없고 늘 공부하고 관심을 가져야한다. 코로나이후로 망해버린 century21은 어퍼웨스트에
있고 몇개의 지점이 있었는데 겨우 하나만 다시 열었다. 제품은 그대로 브랜드들은 조금 낮은 브랜드로열티를 가지고 있었다.
줄서서 먹었던 식당과 카페중 꽤 많은 레스토랑이 사라졌다. 유학생들의 소울푸드였던 베트남음식점이 문을 닫았고 라스베가스에서도 봤던 토마스켈러의 카페 부숑도 뉴욕에 3개의 지점이 있었지만 모두 문을 닫았다. 캐나다와 뉴욕은 diary 유제품에 대한 규제가 비슷한 편이지만 the greek god yogurt의 경우 made in usa, made in canada따로 팔고 있었다. 캐나다는 바닐라 맛이있는데 뉴욕에서는 바닐라맛을 예전부터 볼수 없었다.
한식 퓨전 레스토랑은 더이상 아시안과 한국인들만을 위한 레스토랑이 아니었다. 현지 뉴요커들에게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로면 가끔 일본 음식점에서 김치를 팔고 한식을 지향하지만 스시형태로 판매되는 것들을 볼때마다 제3 세계의 눈에는 하나의 문화권처럼 인식되는 것은 아닌가?
뉴욕에서 아무 적당한 베이글가게나 들어갔는데 크림치즈가 영 물컹하고 별로였다. 베이글하나에 크림치즈를 바르면 7500원이 나오니 정말이지 살벌한 뉴욕의 물가다. 뉴욕은 지하철은 자주 고장나고 이상한 사람들도 종종 있고, 더럽지만 버스는 꽤 깨끗하다. 어퍼이스트사이드는 버스가 더 편해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우리나라의 몇몇 버스들처럼 usb가 있어서 신기했다.
뉴욕 최고의 카페이자 웬만한 호텔 카페 버금갔던 랄프로렌에서 운영하는 랄프카페. 한국인들이 정보에 강한 빼꼼이라서 10테이블 안되는 작은 공간에 3팀이 한국인이었다.
부숑이 사라진 타임워너센터에는 모모푸쿠 누들이 들어왔고 다른 카페가 대신 하고 있었다. 모마는 안가지만 모마 디자인 스토어는 꼭 들려서 쇼핑한다. 비싼듯 보이지만 나를 위한 뉴욕 기념품을 살때는 꼭 모마 디자인 스토어를 유심히 살펴 보는 편이다.
이번 뉴욕은 여러모로 실망했다. 한국이 너무 좋아버려진 탓인지, 한국도 워낙 전세계 특히 미국에서 좀 뜬다는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눈에 불을 켜고 카피해오거나 가지고 들어와서인지 한국에서의 기본적으로 누리는 것들을 뉴욕이라서만 더 누리는 것을 코로나 전에 비해서 딱히 찾지 못했다. 거기에 너무 올라버린 외식값과 팁플레이션 그리고 박당 100불은 올라버린 호텔값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미국의 트렌드의 집합체다. 예전보다 너무도 안전했던 동네의 치안은 안좋아졌고 허드슨강 주위에는 빼곡히 콘도들이 들어섰다.
내 20대의 꿈이자 드림플레이스였던 뉴욕이 한움큼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키가 커졌기 때문인지 더이상 뉴욕이라서 입이 떡 벌어지는 그런 fabulous함을 많이 잃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삶의 패턴의 변화들은 여전히 한국이 팔로업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배울 점들은 유효한 도시다. 그리고 이젠 예전처럼 체력이 튼튼하지 않아 16시간의 비행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내년 이맘때 쯤 찾게될 뉴욕은 또 어떤 변화로 세상에 노크하고 있을지 기대 반 우려반이 섞인채 다시 뉴욕행 비행기 티켓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