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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Kim Sep 03. 2015

'G'ood renewal. Google!

구글의 새로운 로고에 대하여

구글의 새로운 로고는 단지 아이덴티티 리뉴얼 이상의 것이 숨어 있다. 구글의 로고 변화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10가지 키워드를 준비했다.

1. 기존보다 작은 용량.

한국은 인터넷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 속도가 느린 해외의 여러 곳은 이미지 10kb의 차이가 엄청나게 큰 변수를 만든다. 또한 모바일 인터넷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 이미지 용량=데이터 요금의 공식이 작용한다. 구글은 “새로 바꾼 로고가 어떤 기기에서도 잘 보이길 원했다”라고 밝혔다. 휴대폰 같이 작은 화면이나 PC에서 크기가 변하더라도 사람들이 쉽게 읽길 원했다. 또한, 간결한 이번 로고는 인터넷 속도가 늦은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보인다. 구글은 이번 로고를 305바이트 용량으로 만들었다. 이전 로고가 최대 14000 바이트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구글의 새로운 목표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지역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인 만큼, 구글 로고가 인터넷이 느린 지역에서도 잘 보일 수 있게 됐다.


머테리얼 디자인을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2. 머테리얼 UI와 통일.

한때 애플의 iOS를 대표하던 스큐어모피즘 UI는 그걸 맞추기 위해 적용한 UX의 이미지 용량이 상당히 컸다.(현재는 플랫하게 바뀜) 현재 안드로이드 OS에 적용된 머테리얼 UI와 비교하자면 스큐어모피즘에 적용된 디자인은 그 데이터 용량이 몇 배 이상이다. 이런 부분은 위에 이야기한바와 일맥상통한다. 산세리프 서체는 머테리얼 UI와도 상성이 굉장히 좋다. 머테리얼 UI와 산세리프 로고의 조합은 전체적인 느낌을 통일하여 제작을 더욱 쉽게 만들고 통일된 느낌을 주며 인터넷 환경에서 보이는 서로 다른 다양한 이미지들의 부조화 역시 통일시킨다.


3. 전체를 통합하는 산세리프 서체.

기존 구글의 로고는 세리프체를 사용했지만 이번 로고는 산세리프체를 사용하고 있다. 대체로 산세리프체는 중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곳에 배치해 놓아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 세리프 서체는 부분 디테일이 뭉개져서 가독성이 떨어진다. 구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Roboto sans, Noto sans과의 조합을 생각해도 이번 구글 로고는 전체적인 느낌을 통합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4. 구글의 다른 프로젝트와 연동되는 탁월한 선택.

구글에서 발매되는 다양한 기기들에 로고를 마킹하거나 제작할 때 역시 디테일이 줄어든 산세리프를 사용하면 에러율이 줄어든다. 제품 생산의 에러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돈만 더 주면 디테일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굳이 돈을 더 주면서 까지 에러율을 줄일 필요는 없다.

최근 리뉴얼된 페이스북의 로고. 위가 새로운 로고 아래가 기존로고다. (난 기존이 더 좋음..ㅎ)


5. 사용자들의 취향 변화를 눈여겨 본 결과다.

다양한 모바일 기반 회사들이 세리프보단 산세리프를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유튜브를 비롯하여 국내 기업인 삼성, LG, 네이버, 카카오와 중국 기업인 샤오미까지 산세리프 서체를 사용한 로고를 쓰고 있다. 사용자들의 눈에 익은 길들여진 취향을 거스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인터넷 기반 업체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프라인 기업에서도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최대한 정제하여 줄이고 단순화된 디테일은 모던하게 보인다. 10년 전만 해도 세리프 서체 기반의 로고가 많았지만 앞으로 10년 후가 되면 세리프 서체 기반의 로고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6. 외계어를 썼어도 구글의 아이덴티티는 살아있었을 것이다.

느낌이 완전히 다른 서체를 사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사실 구글은 세리프, 산세리프를 떠나 고유의 색만 써도 구글 같아 보이는 위치가 되었다. 또한 구글이란 단어만 사용해도 구글은 구글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로고를 만들 때 착각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대다수의 기업들이 로고(아이덴티티)를 만들 때 고민하는 부분이 로고에 사용된 폰트에 따른 독특한 형태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최근 잘 만들어진 로고는 과거처럼 심벌하나의 대표적 형태가 아닌 플렉스블한 환경에 어울리도록 아이덴티티를 잡아주는 것이다. 구글을 대표하는 것은 이제 로고의 형태가 아닌 빨강, 파랑, 노랑, 녹색의 4가지 대표 컬러다.

7. G is Google.

구글의 새로운 변화는 얼마 전 발표한 구글의 알파벳 프로젝트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는 구글은 상위 회사 이름을 ‘알파벳(Alphabet.inc)’으로 바꾸게 된다. 구글이 지금까지 진행한 모든 사업은 알파벳이라는 모회사 아래 자회사로 편입하게 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OS 역시 알파벳 순서에 따라서 이름이 정해 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미 예정된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이 기존에 소문자 'g'로 시작한 스펠링을 대문자 'G'로 변경한 점이다. 대문자 'G'의 아이덴티티는 강력하다. 심볼이나 아이콘으로써의 역할도 제대로 해낼 것이다. 또한 알파벳 중 5번째 회사 'G'가 바로 구글의 위치다. 구글이란 거대한 기업이 26개의 계열사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알파벳 - https://abc.xyz/



8. 헬베티카는 언제나 옳다.

구글의 로고는 전설적인 폰트이자 이제 누구나 아는 폰트인 헬베티카에 기반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미 애플의 iOS가 헬베티카를 사용했으며(최근에 샌프란시스코로 바뀜) 다양한 대기업들이 헬베티카를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헬베티카를 로고에 차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위에서 말한 ‘알파벳(Alphabet.inc)’역시 헬베티카를 사용하고 있다. 헬베티카는 어느 곳, 어느 시대에나 위대하다.  


구글의 로고 발전 과정. https://youtu.be/olFEpeMwgHk


9.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현재까지 구글은 17년간 세리프 형태의 로고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왔다. 프로그램의 업데이트에 있어 이런 것을 마이너 업데이트라고 부른다. 이번 구글의 새로운 로고는 버전 2.0이라고 불릴만한 메이저 업데이트다. 세리프에서 산세리프 버전은 단순한 취향이나 시대의 변화를 담는  것뿐만이 아닌 향후 구글의 행보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보통 기업 로고의 수명은 길어야 10년 짧으면 3년이다. 기업의 로고 리뉴얼은 단지 현재의 모습만 바라보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글은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며 아마도 그 종착지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의 변화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아... 항상 그렇지만 시안이 더 이뻐.

10. Good renewal. Google

종합적으로 볼 때 굉장히 올바른 리뉴얼이다. 중간과정에 분명 더 멋진 로고가 나왔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더 독특한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닌 더 일반적이고 더 대중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은 구글이 그만큼 대중과 가까워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디자인의 역사를 되돌아봐도 독특한 것을 이기는 것은 더 이상 뺄 것 없이 정재 된 평범함이다.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은 구글의 비공식 표어이자 모토였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라는 뜻을 담고 있다. Google이 전인류의 발전에 있어서 Be Good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더 자세한 구글로고 이야기는 아래 주소로~

https://design.google.com/articles/evolving-the-google-identity/




PS. 알파벳 프로젝트에 대해서...


현재 구글이 수장 래리 페이지가 밝힌 자회사 숫자는 8개다. 구글 이외에 고속 인터넷 사업을 담당할 ‘피버’, 벤처캐피털 사업을 진행할 ‘구글 벤처스’, 투자 펀드 회사 ‘구글 캐피털’,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 룬과 같은 미래 기술 사업을 진행하는 ‘구글 X’, 당뇨병 환자를 위한 콘택트 렌즈를 만드는 ‘라이프 사이언스’, 자동 온도조절장치를 만든 ‘네스트’, 인간의 수명연장을 연구하고 있는 ‘칼리코’ 등이다.

http://www.cnet.co.kr/view/10014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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