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올해 5월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8월부터 헬스장도 같이 등록했다.
제가 다니는 체육관은 성동구민종합체육관이라, 규모가 큰 동네 체육관인 셈이다.
저는 아침 8시에 수영을 하는데, 아직 체육관을 그렇게 오래 다니지 않았고, 성격상 외향적인 편인데도, 같이 수영하는 분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수영 수업이 끝나고 로비로 나오면 삼삼오오, 혹은 10명 정도로 모여서 수다 나누고 음식을 같이 먹는 장면을 특히 여름에 많이 봤었다.
아침에 빨리 정리하고 출근해야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도 말이다.
헬스장에서
(유산소) 수영이 끝나면, 샤워하고 3층에 있는 헬스장으로 가서 근력운동을 좀 더 한다.
그 시간대에 가면 헬스장의 절반 이상이 어르신들이다. 매일 가도 매일 보이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다. 스트레칭도 운동도 열심히 하신다.
그보다 저는 어르신들이 운동보다 더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중간 '티타임'이다.
"커피 마시러 갑시다!"
"머 좀 먹고 해야쥬?"
'암호'가 들리면, 어르신들은 챙겨 오신 믹스커피, 석류스틱이나 홍삼스틱, 과일 등을 챙겨서 헬스장 뒷문으로 향해 복도에 집합하신다. 거기까지 따라가 보진 않았지만, 모여서 이야기도 음식도 나누시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지 않을까 싶다.
'사회적 동물'이란?
사회적 동물 (social animal)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홀로 살 수 없으며, 사회를 형성하여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어울림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동물이라는 의미의 용어.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읽었던 수많은 책들( <욕망의 진화>, <지능의 역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클루지> 등)에서도 이야기한다. 인간의 유전자는 지극히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다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게 수렵채집 사회 때부터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단체로 생활해야 살아남을 확률이 커지며, 인류의 유전자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집단의 영향을 받고, 집단에 영향주는 개개인, 이렇게 우리는 크고 작은 '사회'안에서 활약하며, 그로 인해 인증받고 가치를 얻고 삶에 의미를 더해준다.
그래서
저는 현재 처해있는 '큰 사회'를 잘 이해고, 함께 발전하고 싶다.
저도 헬스장 어르신들처럼, 나만의 '작은 사회'가 있어, 거기서 좀 더 진실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 저는 저만의 '작은 사회'들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제가 혼자 즐기던 것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터전'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큰 사회'가 때로 너무 각박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면, '작은 사회'로 들어가 보자.
그리고 혼자보단 사회가 좀 더 낫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