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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미 Dec 02. 2019

엄마, Her(그녀)


잔뜩 앓는 삶을 살면서도

나는 너를 사랑해,

내 삶도 최악은 아니었어 라며

내 손을 꼭 잡는 여자.


굳은 피딱지가 잔뜩 붙은 가슴을 부여잡고도

그래도 세상엔 착한 놈들이 더 많다며

소녀처럼 웃는 여자.


그녀가 나를 사랑하며 세상을 미워하기란 불가능했을 거야.

내가 너를 사랑하며 온전히 세상을 미워하기란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사랑이 충만할 때 나는 늘 눈가에는 눈물을 머금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웃었다.

웃을 때 찢어지는 눈가는 담은 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듯

금방금방 무언가를 흘려보내곤 했다.


내 평생 그녀를 앓는 일은 하고 싶지가 않았는데

부쩍 그녀를 자주 앓는 시간이 왔다.

나는 누구를 사랑하면서도 그가 사는 세상을

미워하다, 그리워하다,  사랑해버리다.

마음대로였다.


그녀를 앓는 시간 속에서도 사랑은 충만하고

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웃음을 지을 수 있다.

금방이라도 슬퍼질 수 있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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