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 Lee Jul 03. 2022

직장인의 고질병, 그놈의 일태기

자, 입사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다음은?

지금의 직무로 사회생활 5년 차,

이직을 한 후로부터 2년 차가 되었습니다.


혹시 '일태기'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일'과 '권태기'를 합친 용어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일하면서 겪는 권태감을 지칭합니다.


그런 일태기가 최근 저에게 쎄게 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그 어마어마한 구간을 지나왔어요.

그래서 조금은 돌이켜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어 

글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예상되는 원인,


아마도, 마음의 여유..?


3월부터 6월까지

짧으면서도 짧지 않은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과거에 '저질러' 놓은 일들이 휘몰아쳤습니다.


(일단 저질러놓으면 어떻게든 하겠지 라는 생각이었어요)


당차게 도전했던 학부생 생활,


(다행스럽게도 학사이다 보니 전공에 대한 이해가 석사처럼 깊지 않아도 되었고, 방통대 특성상 온라인 인프라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한 학기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3학년으로 편입해서 마주한 학과 수업과 과제,

그리고 초단위 공격처럼 느껴지는 시험까지.


매일 퇴근하고 1~2강씩 듣자던 다짐은

순식간에 변질되어

강의만 켜놓은 상태로 딴짓을 하는 하루를 반복하다

과제 마감일을 코앞에 두고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R과 SPSS를 구글링 해가며 독수리 타자 치듯

한 문제 한 문제씩 해결해나갔고,

'10년 전에 배웠으니 괜찮겠지'라는 무모함으로

통계학개론을 건너뛰고 통계패키지를 들었더니

파편화된 이론들을 머리에 욱여넣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연차를 써가며 과제 마감일은 지켰어요.


(소중한 내연차.....)


매주마다 벅차게 겨우겨우 끝내고 잠시 '멍'때리는 사이에 기말 시험이 다가왔고, 또다시 연차 쓰고 시험 준비하는 행위를 반복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연차를 쓰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과제의 후폭풍이었는지

시험 준비는 너무 하기 싫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벼락치기로 했더니

과제와는 또 다른 어나더 레벨이어서

3과목 중에 2과목을 말 그대로 '찍고'왔습니다.


(조금만 더 했으면 풀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들이 많아 보여서 너무 아쉬웠어요. 공부 안 한 제 잘못이죠.. 공부하겠다고 등록금 내고 연차 반납 주말 반납 강행했으면서 벼락치기로 하다니... 조금 현타가 왔어요 그래도 시원 뿌듯은 했습니다 ㅋㅋㅋㅋㅋ이 빡센걸 끝냈으니까)


그렇게 1학기와 bye bye 인사를 하는 중이었는데

기사 실기 시험이 닥쳐오더라고요.



실기를 무려 2번이나 떨어져서 이제 삼수생이니

지난번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했어요.

그러나

학과 시험의 여운이 남았었는지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놀다가 시험 직전 날에 벼락치기를 해버렸습니다.


(레알 시험 직전 하루 밤샘...게으른 나자신아...)


시험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작년 실기 시험이랑 점수가 비슷했습니다.


(시험공부를 당일치기로 했는데 비슷한 거면... 공부한 지식 중 조금은 머릿속에 남아있다는 희망이 아닐까요 ㅎㅎㅎ떨어진 자의 합리화인가)


이런 과정을 3개월 내내 겪다 보니

밤낮이 시도 때도 없이 바뀐 건 물론이고

나름 규칙적이던 생활이 모조리 뒤틀려버렸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화가 쌓이더라고요.

업무 하면서도, 걸어가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모든 게 짜증이 나고 화가 났어요.


(욕도 꽤 늘고 말도 거칠어졌어요..)


그러면서

하루 중 꼬박 9시간을 쏟아붓는 회사일이

너무 권태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걸 해서 뭐하지, 앞으로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걸까? 뭘 배우고 있는 거지? 발전이 없는 것 같은데? 시간 낭비하는 것 아닌가?'등등

감정에 휩싸인

불만들이 터져 나왔어요.


몇주를 그상태로 지내다가

모든 시험이 끝나고 본가로 내려갔습니다.

가서 잠도 푹 자고 먹을거 다 먹고 푸지게 쉬고 서울로 올라오니

놀랍게도 (?)

괜찮아졌어요.


아, 물론 그냥 쉬고 오니 괜찮아졌다라기보단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더라고요


미쳐 날뛰던 화가 차분해졌고,

제 인생을(현재와 미래를)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1학기에는 '될 대로 되어라'했던

커리어에 대한 목표도 다시금 정리하고 세워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태기도 자연스레 사라졌고,

상반기보다는 조금 더

'재미있게 회사를 다녀보자' 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또 스멀스멀 일태기가 올것아

그러다 훅 퇴사도 하고 또 이직도 하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태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속의 아주 작은, 조금의 여유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배웠습니다.


어느덧 2022년 하반기, 7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직장인 분들도 반기별, 분기별, 월별 계획을 세우셨을 텐데


저 또한 다가올 2학기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목표한 바를 여유 있게 이뤄나가기를 바래봅니다.

너무 더운 요즘

재택보다 사무실 출근을 즐겨보기로 하며,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엑셀엑셀엑셀,사무직의 필수코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