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有害)동거

by 노준성

외로움이라는 이름의 세균을 키우며

인간은 병들어 갔다


술이라는 이름의 항균제를 바르고

담배라는 이름의 소독약을 태우며

스스로를 위안주라 칭하고

자화상을 위한 위로의 연기라 불렀다


폐에 정원을 가꾸겠노라 약속했다

간에는 포도를 재배하겠노라 약속했다

목청에는 노래를 심겠노라 약속했다

신경의 그물을 빛나게 염색하겠노라 약속했다

피의 강에 다리를 놓겠노라 약속했다

꿈의 경계에 안개를 깔겠노라 약속했다


아침이 올 때마다

인간은 거울 속 적(敵)을 마주한다


유해한 세포로 함께한 세월 후

스스로 키운 외로움

다시 그 소굴로 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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