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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정연 Jul 15. 2019

주니어 디자이너들이여, ‘밖’으로 나가자!

당신이 주니어 중의 주니어일지라도 밖으로 나가야하는 이유


주니어 디자이너들이여, ‘밖’으로 나가자! 그대가 주니어 중의 주니어일지라도.




나는 작년에 학부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졸업 유예 중에 있는 햇병아리 디자이너다. 제목에서 말한 주니어 중의 주니어는 사실 나를 지칭하기도 한다:) 현재는 블록체인 관련 회사인 Zilla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내가 원하는 미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하여 해당 분야의 공부와 프로젝트를 열심히 찾고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학부 과정을 마침과 동시에 학교 ‘밖’으로 내던져져서 모든 배움과 경험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게 된 지금, 이 몇 개월간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 아직 안에만 갇혀있는 주니어(중의 주니어) 디자이너들이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쯤에서 먼저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밖으로 나간다]란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내가 이야기하는 [밖으로 나간다]란,


1. 학교의 교육에만 안주하지 말고 진짜로(물리적으로도) 밖으로 나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는 것. (그렇다고 학교 교육에 소홀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2. 내 작업, 생각을 혼자만 보고 간직하고 있지 말고 어디든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공개하고 보여주는 것. 내 세상 안에만 갇혀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나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보여주는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나는 졸업을 유예하기 전에는 안일한 학생이자 디자이너였다.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고등교육을 받으면 당연히 좋은 디자이너가 되겠거니- 생각했고, 과제에 충실하고 교수님에게 예쁨받는 이른바 [교수님의 귀염둥이]임에 안주했달까(조금 재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학부 2, 3학년때 내 시간의 전부를 과제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제를 미친 듯이 열심히 했으며 교수님과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학생이었다. 그 결과 교수님의 귀염둥이가 되는 데에 성공했었고.). 당시 나는 성적과 교수님의 인정이 내 꿈에 다가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내 능력에 대한 사회의 인정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성장한 부분들도 꽤 있고 무의미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이게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안타깝다. 특히나 3, 4학년 때는 좀 더 나를 보여주고 학교 이외의 곳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유인즉슨, 진로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에서는 과제만 했던 학부 시절보다 지난 몇 개월간 밖으로 나가 디자이너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디자이너들과 소통하고 세미나를 듣고 타 직군과 협업 프로젝트(나 같은 경우 진로에 맞춰 기획자, 개발자들과 협업하여 어플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는 등 스스로 부딪혀보며 성장한 부분들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단 학교 안에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었던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가고 싶은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와 지식을 많이 얻어갈 수 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뭘 채워야 할지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 학생뿐만 아니라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업계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그들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나 같은 주니어에게는 많은 인사이트를 남긴다. 또한 주니어로서 궁금한 부분이나 공부 방법, 공부해야 할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도움을 청했을 때 친절하게도 아주 자세히 답변을 주시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시다. 그들의 도움에 이 글을 통하여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학교가 아닌 밖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는 자연스럽게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저 컨셉 디자인만 진행해왔던 이전과는 달리, 내 디자인이 실물로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많은 과정과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공부가 필수가 된다. 특히나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직군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비단 ‘협력적인 자세’뿐만이 아니라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 이는 내가 현업의 시스템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경험하고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이런 네트워킹은 [또 다른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세미나에서 만나서, 커뮤니티에서 함께 활동해서…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받기도 하고, 소개받기도 한다. 학부 시절 간간히 하던 외주 등 과는 달리 조금 더 내가 희망하는 직무와 현업에 맞닿아 있는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아서 주니어인 내 입장에서는 이 또한 감사한 부분 중 하나이다. 사실 학교에 있을 때 까지만 해도 인맥이라던가 사람을 얻는다라던가 하는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와닿지도 않았는데, 요즘 조금 느끼고 있다.




자, 그렇다면 내 작업과 생각을 밖에 공개하고 보여주는 것은 왜 필요할까?


어딘가에 공개하기 위해서는 정리하고 다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회고의 과정을 거칠 수 있고 애매하거나 불필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가지치기할 수 있다. 또한 막연히 내 안에서 생각하고 간직할 때와는 달리 미흡한 부분들이 가시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자연스레 보완할 기회가 생긴다. 이렇게 정리하고 다듬는 과정이 한번 끝나고 나면 이전보다 조금 더 명확해진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작업물도 생각도 보다 명확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 일련의 과정이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고 내 작업과 생각에 대해 명확하게 전달해야만 하는 회사 면접, 클라이언트 설득 등에서도 많이 도움이 되더라는 것이다.)


또한 주니어에게 있어 내 작업과 생각을 밖에 공개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기회의 창출]이다. 이런 말이 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그런데 나는 요즘에는 이 말이 살짝 바뀌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이 말을 조금 바꾸어보자면, “기회를 찾아 나서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정도일 것이다. 기존의 Phrase에 일종의 적극성이 추가된 것이랄까.


내가 열심히 준비를 해봤자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준비한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나 이런 거 할 줄 알아요, 나 이런 거 잘해요, 내가 한 것 좀 보세요. 적극적으로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고 뽐내야 한다. 기회는 앉아만 있다고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심지어는 최소한 나 이런 거 하고싶어요. 라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라도 표현하고 다녀야 한다(내 경우 실제로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 한탄하듯 DApp 프로젝트 하나 하고 싶다고 올렸는데 여러 군데서 제의가 와서 현재 프로젝트 진행 중이다). 기회를 찾아다녀라. 학생 때부터 내 메일로 오는 외주 문의와 면접 제의, 팀 합류 제의 등은 100% 모두 포트폴리오 사이트에서 내 포트폴리오를 보고 연락이 왔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도 CEO께서 포트폴리오를 보고 직접 연락을 주셨다.


내가 뭘 할 줄 아는지 보여주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표현하는 것은 주니어에게 매우 중요하다. 나는 주니어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창구는 자기표현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학생이라도, 본인이 조금 부족하게 생각될지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보여주자. 생각보다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이쯤 되면 내가 생각하는, 주니어 디자이너들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는 전부 이야기한 듯하다. 주니어는 디자이너로서 성장을 위해서, 그리고 기회를 잡기 위해서 반드시 밖으로 나가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밖으로 나가는 것에 아주 인색하고 안일했던 내가 이제서야 처절히 경험하고 뱉는 이야기이니 한번 믿어 봤으면 한다.


나의 이야기가 주니어들이 적극적으로 밖을 경험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주니어 디자이너들이여, 우리 함께 밖으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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