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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a the sherry Feb 04. 2022

쇼호스트를 쇼호스트라고 하지 말자

그럼 뭐라고 할 건데?

스튜디오 프로슈토 회의 날

“BJ ** 섭외 가능할까?”
“거기는 광고보다 직접 후원을 좋아해서요. 쉽지 않아요”
“그럼, 반대로 유튜버에 집중하는 스트리머 쪽이나 쇼호스트로 되면 좋겠는데”
“업체 사장님이 직접 판매보다 장기적으로 하실 크리에이터 선호하시는 거 같아요”
“어 맞아, 마약 베개에는 타이틀을 지금 누가 가지고 있냐 이건대 키워드 뺏기면 넘어가는 거야”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방향이라 모바일 쇼호스트가 적당해요”
“이거 반응 오면 우리도 전환점 된다, 협상 최대한 신경 써보자”


그리고 이어지는 회의에서 우리는 쇼호스트를 쇼호스트라고 하지 않기로 했다. 무겁지 않은 주제라 생각해서 간간이 웃음소리 나는 토론을 하다 보니 3시간이나 훌쩍 가버렸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우리가 MCN이냐 그냥 에이전시냐 하는 기로에선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기억한다.


BJ 

유튜버

스트리머

쇼호스트

크리에이터

모바일 쇼호스트


각각의 미묘한 차이로 다른 타이틀로 부른다. 라이브 커머스의 큰 흐름에서 방송을 주선하는 에이전시보다 브랜딩이 가능한 라이브 커머스 MCN을 만들고 싶어서(성공 여부는 누가 말해 주겠지) 방송 진행자를 부르는 호칭이 매우 중요했다. 앞서 등장한 단어 정의를 내려보니 MCN이라고 선언하는 순간 우리의 파트너 호칭은 자연스럽게 나와있었다. 


BJ : 아프리카 TV 방송인 호칭

유튜버 :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스트리머 : 트위치 방송인 호칭

쇼호스트 : TV 홈쇼핑 진행자

크리에이터 : 창작자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를 부르는 말이 너무 많았다.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 핸드폰으로 방송하는 사람 : 쇼호스트, 모바일 쇼호스트, 커머스 크리에이터, 라방호스트, 그리퍼,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퍼스널 쇼퍼, 샵 테이너, 쇼핑호스트


그러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먼저 몇 가지 정의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 본다면, 쇼호스트는 영어식 표현이다. 토크 쇼 호스트, 게임 쇼 호스트, 쇼핑 쇼 호스트 이런 식으로 ‘쇼’, 를 이끌어 가는 진행자를 이야기하는데 게스트도 없는 호스트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중국에서는 그냥 MC 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스프 내부에서 쇼호스트라 사용하기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거부감이 생긴다. (물론 아직은 지배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쓰긴 한다.) 거부감의 가장 큰 원인은 추가적으로 모바일 쇼호스트라는 단어가 생기고 나서다. 움직이기 쉬운 걸 말하는지, TV와 다른 카테고리를 말하는지 아니면 등급 차이를 주는 건지 매우 불편하다. 내가 불편한데 앞으로 함께 라이브를 진행하고 한 브랜드의 대표적 이미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분들을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다. 만나 본 쇼호스트들이 쇼핑 호스트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 걸 보면 서로 느낀다고 생각한다. 


앞선 내부 회의 중 나온 의견인데 가장 직접적인 표현으로는 라이브 셀러가 나왔다. 


“라이브로 상품을 판매하니까 라이브 셀러죠”
“서경석이 에듀윌 라이브 하면 셀러인 건가?”
“서경석 님, 얼마 전에 공인 중개사 합격했데, 공무원 시험 합격은 에튜윌~ “
“근데 유튜브에서 공인중개서 콘텐츠 하시고 광고 모델은 그만하신데요”
“진짜야? 카더라야?”
“서경석 없는 에듀윌, 홍철 없는 홍철팀이네”
“에듀윌 라이브 한 번 하시면 레전드 찍을 거 같은데”


라이브 셀러는 지금 시장 상황에도 맞지 않고 스프가 생각하는 미래에도 맞지 않다. 앞서 이야기한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이 아니다’라는 글에 따라도 맞지 않다. 예전 홈쇼핑에도 연예인이 출연했지만 진행자와 그 경계는 확실히 있었다면 지금은 없다. 라이브 방송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스프의 라이브 커머스 101을 완독 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유리한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들만의 리그는 분명히 아니다. 


최근 네이버에서 조사 의뢰한 성균관대학교 김지영 교수 연구팀 리포트를 보면 라이브 방송 후 SME(Small and Medium Enterprises, 중소기업,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나 SM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중에서도 스몰 등급의 스마트 스토어 라이브 매출이 평균 1,895% 증대했고, 판매액 또한 평균 1,575% 증가했다. 규모가 큰 등급은 500%~600% 증가 하긴 했지만 라이브 방송의 효과는 스몰 그룹이 더 크다.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를 제품은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는 브랜드와 회사에 즉각적인 효과를 주었다. 그런 매출 증대의 첫 번째 요인인 분들을 그냥 라이브 셀러라고 부르긴 좀 힘들어 보이고 오히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브랜드를 라이브 셀링 브랜드 또는 라이브 셀링 회사라고 부르는 게 타당해 보인다. 


그럼 어떻게 부를까?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스튜디오 프로슈토는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쇼핑이든 아니든 라이브 방송은 아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티스트라고 하고 싶지만 크리에이터라고 부르기로 했다. 생각보다 평범해 보이는가? 시작은 한두 명이라도 앞으로 천 명, 만 명 앞에서 말하게 된다. 그들에게 의미 있는 스토리 라인을 생각하고 상품의 장단점을 전달하는 건 창조와 예술의 영역이다. 준비한 멘트에 ㅋㅋㅋ 한번 올라오지 않아도 ‘어머 전 재미있었는데, 재미없었어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연습과 시행착오를 하는 사람,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는 사람은 크리에이터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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