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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수용 Jun 15. 2021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이유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있고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완벽해질 수도 없다. 적어도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에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이들을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완벽주의자들은 무언가를 할 때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것을 시도하려해도 준비가 완벽해야 하며 결과 또한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완벽주의자들은 사소한 것 하나도 함부로 시도하지 않는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거 같다면 이내 포기해버린다. 완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과를 내는 과정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제 살을 깎아먹으며 결과를 완벽하게 하는데 주의를 기울인다.




물론 완벽한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인생에서 완벽한 것이 과연 몇 개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벽함보다 오히려 결핍투성이다. 외모도 완벽한 대칭인 사람은 전혀 없고, 못하는 것도 많으며, 자신이 장점으로 뽑는 것들도 그리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되면 완벽은 커녕 수습하기 바쁘고 결과는 여기저기 반창고가 붙여진 모습으로 나온다. 인간의 존재 자체가 완벽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이상을 설정해놓고 거기에 다다르려하면 두 가지 모습이 나온다. 아예 시도를 안하거나 자기착취를 시작하거나. 둘 다 옳은 모습은 아니다.


인간은 이상적인 나와 비교하며 날아오를 용기를 얻게 된다. 이상과 현재의 나와의 괴리가 너무 크면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 이렇게 용기가 꺾이게 되면 쉬운 길인 가짜 우월감을 추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열등감에 더 깊이 빠지게 되어 지리멸렬한 삶을 계속 살게 된다. 결국 자신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이상을 낮춰야한다. 이상을 낮춰야만이 도전해볼만한 엄두가 날 것이고 여기저기 급하게 수습한 티가 나는 결과물이 나오더라도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눈을 낮추는 것이 쉬울까? 아니다. 매우 어렵다.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상을 낮추지 않듯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값을 낮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답은 나누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상을 낮출 수 있을까? 답은 나누기에 있다. 최종목표를 작은목표로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어 500m도 차타고 가는 사람이 어느날 마라톤에 감명을 받아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하자. 만약 이 사람이 완벽을 추구한다면 바로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뛸 준비를 할 것이다. 하지만 금새 지쳐서 포기하고 말 것이다. 500m도 안걷던 사람이 1km를 뛰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풀코스를 뛰냐고 생각해서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풀코스는 아주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고 그냥 1km를 쉬지 않고 뛰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보다 1km는 짧다. 처음에는 뛰다가 걷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금새 1km정도는 가볍게 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1km, 4km, 5km, 10km, 하프, 풀코스 이렇게작은 목표를 세워놓고 차례로 달성해나가면 성취감도 생기고 어느덧 풀코스를 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나누는 것은 싸움을 거는 것과 비슷하다. 싸움을 걸 때도 만만한 사람한테 걸지 우락부락한 근육질에게 걸지 않듯, 목표를 조금 만만하게 설정해야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정복해나가다보면 어느덧 최종 목표에 이른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완벽주의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큰 일을 이룬 적은 별로 없다. 그래서 뭐라도 하나 끝내려고 마음이 조급해서 또 큰 목표를 세우고 시도하는 불상사를 저지르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자신감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게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함정이 많다. 이것은 인간이 어떤 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만들고 자기자신을 착취하게 만들며, 또 이런 결과로 자신감을 떨어뜨려 불안하고 조급하게 만들어 완벽주의를 더욱 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이런 악순환은 인간에게 이롭지 않다. 그리고 이런 완벽주의는 타인과 나를 비교에서 파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저 사람은 기타를 엄청 잘치는데', '이 사람은 돈이 엄청 많은데' 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도 그런 경지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유일하며 굳이 모든 것을 잘할 필요는 없다. 잘하면 좋겠지만 못해도 상관없다. 그저 현재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될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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